산업안전지도사 시험 공정성 논란

2025-10-27 13:00:13 게재

탈락자 “합격 고의로 낮춰”

공단, 위법 있으면 수사의뢰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 8월 실시한 산업안전지도사 시험에서 일부 면접위원들이 고의로 합격률을 낮췄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단은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27일 공단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건설 분야 산업안전지도사 면접시험 탈락자들이 크게 낮아진 합격률에 반발해 감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산업안전지도사는 안전한 작업 환경을 유지해 근로자 안전과 보건 등을 확보하는 전문 인력으로 1·2차 시험과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면접은 10점 만점에서 6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하는 절대평가로 진행된다.

지난 8월 실시된 건설 분야 시험에는 1800명 이상이 응시했다. 공단 자료에 따르면 합격률은 지난 2021년 42.97%에서 지난해 27.22%로 크게 낮아진 데 이어 올해도 22.34%에 그쳤다. 이는 50%에 육박하는 화공 안전분야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이에 일부 탈락자들은 “면접위원으로 참석한 일부 산업안전지도사들이 경쟁 심화를 우려해 고의로 합격률을 낮췄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모 면접위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도사 면접은 보수적으로 채점하기로 하였고 인원 조정도 고려했다”면서 “한 부스(단체 면접) 당 7~9명이 면접을 치렀고, 7명 기준 1명과 8~9명 기준 1명 또는 2명까지 합격시킬 생각이었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당시 면접위원은 대학교수와 공공기관 직원, 산업안전지도사 등 모두 24명이다. 이 중 산업안전지도사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공단은 개인정보를 내세워 수치 공개를 거부했다. 면접과 관련된 논란은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고용노동부 국감에서 8월에 실시된 산업안전지도사 면접시험 채점기준이 탁월(3.5점)과 우수(2.7점) 보통(1.9점)과 단순(1.1점), 미흡(0.3점) 등으로 정성적 평가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단은 면접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자 ‘시간대별 참석 면접위원과 채점표’ ‘시간대별 합격자 비율’ 등을 살피는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SNS에 글을 올린 면접위원을 특정하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위법한 사실이 드러나면 경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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