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60대 ‘엇갈린 선택’ … 결국 부동산이 판세 좌우
40·50대 결집 덕분에 여권 지지율 버텨…‘불장’ 효과도
국힘 지지율 정체 … 60대, ‘계엄 트라우마’에 국힘 외면
APEC 뒤 부동산 대책 효과 따라 지지율 요동칠 가능성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26일 “여권을 겨눈 부동산 직격탄을 막아주지 않으면 (여권 지지율의) 하방경직성이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여권 핵심지지층인 40·50대가 결집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일 신고가를 기록하는 코스피 지수도 여권 지지율의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식 투자를 많이 하는 40·50대에서 ‘불장(주가가 상승하는 상승장)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불장 덕분에 적잖은 40·50대 가장들이 뜻밖의 수익을 올리면서 부동산 이슈의 파괴력이 약해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반사이익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전통적 야권 지지층으로 꼽히는 60대가 아직 국민의힘에 등 돌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60대는 민주당 41%, 국민의힘 38%였다. 윤석열정부 초기 조사에서는 60대가 국민의힘에 압도적 지지를 보내곤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60대는 계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세대이기 때문에 ‘내란 프레임’이 아직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진행형인 윤석열-김건희 부부 특검 수사로 인해 60대가 국민의힘 지지로 쉽사리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40·50대와 60대의 ‘엇갈린 선택’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이번 주는 경북 경주에서 APEC이 열린다. 여론이 부동산 이슈로 인해 출렁일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APEC이 끝나고 연말로 접어들면 여론은 다시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될 것이다. 이재명정부가 내놓은 10.15 부동산 대책과 연말에 내놓을 공급 대책이 효과를 내면서 부동산 시장이 안정을 되찾는다면 여권 우위의 여론 지형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정부 대책이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못 미치면서 부동산 불안이 가중된다면 여야 지지율은 출렁일 수 있다.
엄 소장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오히려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친다면 (여권 지지율의 버팀목이었던) 40·50대 지지율도 빠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 평론가는 “당분간은 APEC 개최에 따른 ‘플래그 잇 어라운드 이펙트(flag it around effect)’, 이른바 태극기 효과로 인해 여권 지지율이 보합세를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에 여야 지지율이 달렸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만약 부동산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여권 지지율의) 하방경직성이 무너지고 추세가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