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최선희-러 외무 “미국이 긴장 높여” 비판
공고한 ‘북러 밀착’ 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북 제재의 의제화까지 언급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거듭 피력하는 가운데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27일(현지시간) 러시아에서 미국을 비난하며 ‘북러 밀착’을 다시 한번 공고히 했다.
최 외무상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예방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회담에서 라브로프 장관과 최 외무상이 지난해 6월 평양 정상회담 때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의 조항을 이행하겠다는 확고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또 양국이 국제 정세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전 세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이유가 ‘미국과 그 동맹들의 공격적 행동’이라는 데 공통된 이해가 표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은 북한 지도부가 주권을 보호하고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취한 조치들에 전적인 지지를 표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면 방한 일정을 연장할 수도 있고, 대북제재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북한 외교의 핵심인 최 외무상은 러시아측과 만나 미국 비판에 한목소리를 낸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회담의 결과는 질적으로 새로운 동맹의 단계에 도달한 전통적으로 우호적인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를 발전시키고 강화하는 데 큰 추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 외무상은 28일까지 러시아를 실무 방문한 뒤 28~29일에는 라브로프 장관과 함께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리는 유라시아 안보 국제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에는 북한에 없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