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화장품시장 주름잡는 K뷰티

100억달러<세계 4위 > 수출에도 ‘목마름’ 여전

2025-10-28 13:00:13 게재

삼정KPMG “M&A·투자 활발 … 가치사슬 확장”

수출국 다변화·규제 대응력 ·브랜드 정체성 관건

K-뷰티(화장품) 위상이 치솟는 가운데 화장품업계 인수·합병(M&A)과 투자 열기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최강국 자리를 겨냥한 모양새다. 세계 정상을 향한 목마름이 여전하다는 얘기다.

삼정KPMG는 ‘글로벌 뷰티 트렌드를 견인하는 라이징 플레이어, K-뷰티’ 보고서에서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10년간(2015~2024년) 연평균 14.6% 성장했고 2024년엔 전년대비 19.9% 증가한 10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덕분에 10위권에 머물렀던 우리나라는 세계 화장품 수출국 4위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8월 66개 K뷰티 브랜드가 입점한 KCON LA 2025 올리브영 부스에 현지 관람객들이 몰려 들고 있는 모습. 사진 CJ올리브영 제공
보고서는 “빠른 제품 개발속도와 합리적인 가격, 멀티스텝 스킨케어, 저자극·고기능 콘셉트(주제)를 앞세운 K-뷰티가 세계 화장품 시장 핵심 트렌드세터(유행선도)로 부상했다”며 “한류 콘텐츠 인기에 기반한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제품력과 브랜드 가치 중심 구조적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최근 신생 혹은 중소형 ‘인디’ 브랜드를 중심으로 대형 거래가 잇따르며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방위로 투자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구다이글로벌의 경우 ‘조선미녀’ ‘라카코스메틱스’ ‘크레이버코퍼레이션’을 연이어 인수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멀티브랜드 화장품회사로 떠올랐다.

올들어선 대형 화장품 기업 역시 성장 잠재력 큰 인디 브랜드 편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색조화장품 브랜드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감각적인 디자인과 기획력으로 주목받는 ‘어뮤즈’를 각각 인수했다.

재무적 투자자 참여도 활발하다. 모건스탠리PE(사모펀드)는 2024년 ‘메디필’과 ‘더마메종’ 브랜드를 보유한 스킨이데아 지분 67%를 확보했고 KLN파트너스는 ‘마녀공장’ 지분 과반을 인수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KKR은 7월 화장품 용기 제조사 삼화를 7330억원에 인수했다. 게다가 수출 구조도 다변화하고 있다. 과거 40%를 넘어섰던 중국 수출 비중은 2024년 기준 24.5%로 감소한 반면 미국(18.6%) 유럽(13.9%) 일본(10.2%) 등 다른나라 수출이 빠르게 증가했다. 미국 수출액은 2024년 전년 대비 55.9% 급증해을 정도다.

삼정KPMG는 “K-뷰티 성장이 단일 브랜드나 제품 성과에 그치지 않고 원료부터 용기, 제조(ODM), 유통·판매에 이르기까지 밸류체인 전반의 혁신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 제조(ODM) 부문에서 국내 기업 글로벌 진출이 두드러진다. 코스맥스는 미국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에 생산 거점을 운영하며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2025년 미국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해 북미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삼정KPMG는 글로벌시장에서 K-뷰티 확산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지속 성장을 위해선 수출국 다변화, 글로벌 규제대응력 강화, 브랜드 정체성 확립이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KPMG 관계자는 “중국·미국·일본·서유럽 등 주요 시장 중심 수출 구조를 넘어 중동·중앙아시아·남미 등 신흥시장 진출도 적극 모색해야 한다”면서 “글로벌시장에서 화장품의 안전성과 투명성 기준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규제 준수를 신뢰도 제고의 핵심 전략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고병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