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촉구

2025-10-28 13:00:32 게재

서울·광주·대전·수원 등

종교·시민단체 추모행사

이태원참사 3주기를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추모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유가족과 종교·시민단체 등은 서울·광주·대전·수원 등에서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식을 갖고 그날의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20일 수원시청 앞에서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기억과 애도 주간’을 선포했다. 사진 10.29이태원참사 수원대책회의 제공

천주교정의구형사제단은 27일 오후 6시 34분(당일 최초 112 신고 접수시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광장(이태원광장)에서 희생자들의 3주기를 추모하는 미사를 열었다. 제대 앞에는 희생자 159명을 기리는 159개의 촛불이 놓였고 시민들은 국화를 놓으며 추모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사무처장 최재철 수원교구 신부는 “지난 3년은 사랑하는 이의 이름마저 부르지 못하게 했던 패륜의 시간이었다”면서 희생자 159명의 이름을 한명 한명 부르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지난 25일엔 유가족과 4.16연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이 이태원역~서울광장 행진 후 오후 6시 34분 시민추모대회를 열었다. 특히 이날 추모행사에는 이재명 정부의 첫 공식 초청으로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45명이 방한해 참석했다. 참사 희생자 159명 가운데 외국인 희생자는 14개국 26명이며 이번에 방한하는 유가족 46명은 이들 중 21명의 가족이다.

광주에선 지난 24일 시민추도대회가 열렸다.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회화나무숲 일원에서 열린 추모대회에는 유가족 시민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추모사 도중 억눌러온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오열했다. 김영백 유가족협의회 광주전남지부장은 “연대의 힘 덕에 특별법이 제정돼 지난 6월부터 조사가 시작됐지만 3주기가 되도록 아직까지 유가족들이 억울해하고 궁금해하는 9가지 질문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면서 “진상규명에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과 20일엔 대전시청과 경기 수원시청 앞에서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기억과 애도 주간 선포식’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왜 그날의 비극이 발생했는지, 왜 구조가 실패했는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진상규명 없는 추모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수원지역 희생자 김의현씨 어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사람들이 쓰러져가고 도움을 외쳐도 그날 그곳에 국가는 없었다”며 “책임을 다하지 않은 국가, 눈감은 권력, 반드시 밝혀야 할 진실을 바로잡기 위해 엄마로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과 시민대책회의는 10월 한달 동안 전국 각지에서 추모공연과 토론회 등 20여개 추모행사를 이어가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할 계획이다.

경기도 등 참사 희생자들이 있는 지자체들은 추모기를 게양했다. 경기도는 25일부터 청사에 참사 추모기를 게양했고 11월 4~7일 도청 1층 로비에서 재난 피해자들의 아픔과 서사를 담은 전시회 ‘고통의 곁, 곁의 고통’을 개최한다.

곽태영·방국진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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