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스마트팜-골목상권 상생협력 강화

2025-10-28 13:00:34 게재

강북구 우이동 ‘협력 매장’ 7곳에 현판

음식·공예 어우러진 축제, 상권 활성화

“엄청 넣으시네요. 좀 전에도 그러시더니.” “그래서 남는 게 없어요.” “구청에서 저렴하게 공급하지 않나요?” “사실 그래서 이렇게 아끼지 않고 사용할 수 있어요. 어제 수확한 거라 신선해요.”

지난 17일 서울 강북구 우이동 4.19로 일대. ‘사일구로 구름축제’를 맞아 거리로 나온 김밥집에서 ‘루꼴라크림치즈김밥’을 주문한 고객과 상인이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를 나눈다. 통상 사용하는 시금치나 오이 대신 샐러드나 피자에 넣는 채소 루꼴라를 넣은 김밥은 축제현장에서도 인근에 있는 본 점포에서도 인기다.

김밥뿐 아니다. 피자빵과 카레 겉절이에도 모두 루꼴라가 들어간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색적인 음식을 맛보려는 방문객들이 줄을 잇는다. 1인점포가 대부분이라 가게 문을 닫고 축제에 참여했지만 상인들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이순희 구청장이 스마트팜 채소를 사용하는 음식점 중 한곳인 우이동 크을농에서 서애숙 대표와 함께 협력매장 현판을 내걸고 있다. 사진 강북구 제공

28일 강북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부터 4.19로에 위치한 협력매장 7곳과 손잡고 북한산 자락 ‘강북구 스마트팜 센터’에서 재배한 농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구는 신선한 친환경 채소를 시중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각 협력매장은 이를 활용한 대표 음식을 개발해 판매하는 형태다. 이를 통해 스마트팜과 지역 상권이 상생·협력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실제 각 매장은 루꼴라를 활용한 특색 있는 음식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루꼴라 사용이 어려운 카페에서는 지난 여름 스마트팜 수박으로 주스를 만들었고 곧 딸기주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루꼴라김밥을 즐겨 먹는 우이동 주민 차진숙(63)씨는 “호불호가 강한 채소인데 단무지와 우엉 등 다른 재료 간을 약하게 해 향을 잘 살렸다”며 “스마트팜에서 깨끗이 키우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포장해 판매하니 상품성이 뛰어나다”고 평했다. 이요한 요요네 대표는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판매될까 하는 우려가 있었다”며 “기존 음식과 향이 어우러지도록 했더니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17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사일구로 구름축제’에서는 매장 고객들에게 입증된 음식들이 거리로 나왔다. ‘2025년 서울시 로컬브랜드 상권 육성사업’에 선정된 4.19로 상권이 주민 공모를 통해 ‘사일구로’로 재탄생한 것을 기념하는 잔치였다. ‘북한산 루꼴라’도 120g을 4000원에 판매해 주민들 호응을 얻었다. 박경진 사일구로특화거리상인회 사무국장은 “구름이 멋있는 동네에서 구름같은 휴식을 누리라는 의미에서 작명을 했다”며 “특색 있는 음식과 함께 ‘사일구로 석고방향제’ ‘구름 열쇠고리’ 등 상권에 맞는 공예품을 선보인 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강북청소년센터도 ‘구름 놀이터’, 청소년과 대학생 공연으로 풍성함을 더했다.

강북구는 서울시와 함께 내년까지 총 15억원을 투입해 상권 환경개선과 핵심점포 육성 등을 진행해 사일구로 상권에 힘을 보탠다. 올해 첫발을 뗀 구름축제를 계기로 상인과 청년 예술인이 함께하는 협력을 본격화해 사일구로가 도심 속 ‘삶의 쉼표’로 자리잡도록 도울 예정이다.

이순희 강북구청장은 “친환경 농산물이 지역 상권 대표음식으로 다시 태어난 것은 스마트팜과 골목상권이 함께 성장하는 의미 있는 출발”이라며 “구름처럼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도심 속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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