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를 구별하는 귀와 보청기의 과학

2025-10-28 20:42:20 게재

여러 소리가 섞여 있어도 듣고 싶은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나요? 예를 들어 카페에서 친구와 이야기할 때 주변 소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구의 말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주파수 선택도(Frequency Selectivity)

우리의 귀는 소리를 ‘주파수’라는 단위로 구별해서 받아들인답니다. 주파수는 1초 동안의 진동수를 말하는 것으로 소리의 높낮이를 말합니다. 새들의 노래소리는 높은 주파수에 해당하고 둥둥거리는 북소리는 낮은 주파수의 소리입니다. 우리 귀가 주파수 단위로 소리를 구별해서 받아들이는 것은 귀 안의 청각세포들이 특정한 주파수의 소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입니다. 청각세포들의 이런 능력으로 생긴, 서로 다른 주파수의 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주파수 선택도(Frequecy Selectivity)이라고 부릅니다.

난청이 오면 달라지는 세상

난청이 생기면 주파수 선택 능력이 약해집니다. 청각세포가 손상되기 때문입니다. 청각세포가 손상되면 손상된 부위가 담당한 높이 부근의 소리는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000Hz 근처의 소리를 담당하던 세포가 손상되면, 그 근처의 소리들이 비슷하게 섞여 들리게 됩니다.

이런 경우 “소리가 들리긴 하는데, 말이 뭉개져서 들려요.”라고 표현합니다. ‘선명도’에 문제가 생겨서 마치 색이 번진 그림처럼 소리가 겹쳐 들리는 것입니다. 특히 여러 사람이 동시에 말할 때, 어느 쪽의 소리를 집중해서 들어야 할지 구별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디지털 보청기와 채널

보청기는 주파수 선택도이라는 귀의 특성에 맞추어 소리를 주파수대역 별로 분석하고 조절할 수 있습니다. 들려오는 소리의 높낮이에 따라 나눈 소리 구간을 ‘채널(channel)’이라고 부릅니다. 채널로 나누어 처리하기 때문에 보청기 사용자의 청력에 맞도록 소리를 맞춤 조절할 수 있지요. 예를 들어 낮은 소리는 어느 정도 듣는데 높은 소리로 갈수록 난청이 심한 경우 낮은 소리는 조금만 증폭하고 높은 소리로 갈수록 더 많이 증폭하여 보청기 사용자의 청력에 맞도록 소리를 조절할 수 있는 것입니다. 채널이 많아지면 좀 더 세밀하게 소리를 구별하고 조정할 수 있습니다..세밀하게 조절된 소리를 들려주면 보청기 사용자는 말소리를 더 선명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주파수 선택도는 우리가 세상의 소리를 풍부하게 느끼게 해주는 귀의 중요한 능력입니다. 그리고 보청기는 이 능력을 잃은 사람들에게 세밀한 소리 세상을 열어 주는 도구입니다. 난청이 생기기 전의 귀가 듣던 것처럼 완벽히 소리를 들려줄 수는 없지만 정교한 조절기능으로 소리의 선명도를 찾는데 커다란 도움을 줍니다.

시그니아 독일보청기 부천센터

이양주 원장

시그니아 독일보청기 부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