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지역 유통 리더 ‘경주선언’ 이끌어
“인공지능·글로벌화·ESG” 혁신·성장 비결 … 친환경 표준협력 등 협의
롯데쇼핑 GS리테일 쿠팡 현대백화점을 비롯해 미국 아마존, 중국 징둥닷컴 등 아태 유통 대표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유통산업 발전의 비전을 수립하고, 이에 대한 실천을 다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28일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APEC 유통 퓨처테크포럼’을 개최하고 ‘AI(인공지능) 전환·친환경·표준협력’을 3대 축으로 하는‘경주선언’을 채택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개회사에서 “APEC은 세계 GDP 60%, 교역량 5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라며 “금번 포럼에서 채택된 경주선언은 APEC CEO 서밋 비전을 구현하는 것으로 잘 실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승철 산업통상부 산업기반실장은 “AI와 디지털 전환이 유통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이번 포럼은 혁신 방향과 글로벌 협력 토대를 함께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산업부도 유통산업의 디지털 전환 기반 마련 및 지속가능한 유통 생태계 구축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실장은 “유통산업은 국민생할과 가장 가깝고 파급효과가 크다”며 “국경과 산업을 초월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를 대신해 “순환경제를 적극 지원하며 지속가능한 개발이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경주선언이 성공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한국정부는 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 유통위원장인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는 “이번 선언이 AI 도입, 디지털 전환 등 직면하고 있는 도전적인 과제들을 함께 풀어나갈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기조연설에 나선 데이비드 벨 박사(전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석좌교수)는 디지털 마케팅과 전자상거래 연구 분야 선구자며 현재 기업 컨설팅과 투자를 통해 학계와 산업계 모두에서 주목받고 있는 글로벌 유통학계 거목이다.
그는 AI와 데이터가 유통의 지형을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제시했다. 벨 박사는 “온라인 쇼핑이 대세임에도 소비는 여전히 ‘공간’에서 완성된다”며 “미래의 매장은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능형 공간’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그는 “AI 시대 승자는 데이터, 개인화 맞춤화 그리고 경험에 집중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며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이터 감각”이라고 강조했다.
2부 행사인 ‘글로벌 혁신토론회’에서는 글로벌 유통 대표기업 AI·글로벌화·ESG에 관한 혁신사례를 공유하며 유통산업의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아마존 혁신을 발표한 김호민 아마존 아태지역 부문장은 “AI는 효율을 넘어 경험을 재정의하는 기술”이라며 “AI 쇼핑을 이용한 소비자의 92%가 편의성과 만족도 변화를 체감했다”고 말했다.
또 김 부문장은 “AI를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이해뿐만 아니라 실험적 조직문화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샹잉 징둥닷컴 부사장은 “징둥은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중 44위, 중국 1위 소매업체”라고 언급 하면서 “옴니채널 리테일, 특급배송 서비스 등 리테일 혁신, 중국내 1600개 이상 창고, 해외 130개 이상의 물류 거점 보유 등 공급망 혁신, AI 마케팅·검색 등 맞춤형 쇼핑 경험 제공 등 기술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롯데와 쿠팡도 주목받았다.
박지혜 한국외대 교수는 “롯데는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전략을 통해 AI 기반 추천 시스템과 매장 동선 분석으로 고객 경험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쿠팡은‘로켓배송’인프라에 AI 물류 예측 시스템을 결합해 초단기 배송과 재고 효율화를 실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주 =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