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얼굴 마주한 한미 정상 …‘깜짝 합의’ 이룰까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트럼프에 무궁화대훈장·금관모형
관세 관련 합의 가능성 ‘불투명’ … 안보 등 ‘스몰딜’ 할 수도
인공지능·양자컴퓨터·우주 등 첨단과학기술분야 양해각서 체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2차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관세협상 후속 논의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은 채 두 달 만에 마주한 두 정상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국내외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연다. 이번 만남은 지난 8월 말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 만이자, 역대 최단 기간 내에 한미 정상의 상호 방문이 이뤄졌다는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경주에 도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입국해 경주로 이동했다.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명록 서명, 한미정상의 기념촬영 후 공식 환영식과 친교일정으로 이어진다. 친교일정으로는 서훈행사 및 선물 전달식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될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 국가 안전보장에 기여한 우방국 원수에게 예외적으로 수여해온 훈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궁화대훈장을 수훈하는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
이 대통령은 또 금속문화재 복제 전문가인 김진배 삼선방 대표가 제작한 금관 모형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하는 행사도 연다. 백악관 집무실을 금빛으로 꾸미는 등 평소 금빛 소품을 선호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권위를 상징하는 선물이기도 하다.
친교 일정을 마친 후 두 정상은 본격적인 확대 오찬회담을 진행한다. 이날 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이나 합의문 발표 일정이 공식 예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어떤 결론을 낼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양국 간 관세협상이 최대 현안이라는 점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눔 분명해 보인다. 특히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어떤 방식으로 운용할지를 놓고 약 두 달간 교착 상태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정상 간 논의를 통해 ‘톱다운’ 방식의 담판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관세 협상 관련해선 어떤 전망도 내놓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관세 협상이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한다고 해도 안보 분야 등 다른 분야에 대해선 양국 합의 사항을 발표하는 등의 ‘스몰딜’ 가능성은 남아 있다. 관세 및 안보 외에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우주, 6세대 이동통신(6G)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 양해각서(MOU)이 한미정상회담 성과로 이날 체결될 예정이다. 협정에는 한미 양국이 미래 세대의 번영을 함께 도모하고 양국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며 한미동맹을 격상하는 것을 목표로 AI 응용 및 혁신 가속화와 신뢰할 수 있는 기술 리더십 관련 합의가 담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전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막식에서 특별 연설을 했다.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를 접견해 한국 투자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갔다.
30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 31일에는 경주를 방문한 타국 정상과의 양자회담 및 접견 일정, 1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는 등 정상외교를 이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회담한 다음날인 30일에는 미중 정상회담에 나선다. 무역협상과 관련해 갈등을 겪고 있는 두 정상이 어떤 결론을 내느냐를 놓고 세계적 관심이 쏠린 빅 외교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을 할 수 있을지도 여전히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 도쿄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김 위원장과 만남 가능성에 대해 “그를 만나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