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만에 얼굴 마주한 한미 정상 …‘깜짝 합의’ 이룰까

2025-10-29 13:00:15 게재

경주박물관에서 정상회담…트럼프에 무궁화대훈장·금관모형

관세 관련 합의 가능성 ‘불투명’ … 안보 등 ‘스몰딜’ 할 수도

인공지능·양자컴퓨터·우주 등 첨단과학기술분야 양해각서 체결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2차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관세협상 후속 논의라는 무거운 숙제를 안은 채 두 달 만에 마주한 두 정상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국내외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한미정상회담을 연다. 이번 만남은 지난 8월 말 미 워싱턴DC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이후 약 두 달 만이자, 역대 최단 기간 내에 한미 정상의 상호 방문이 이뤄졌다는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경주에 도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입국해 경주로 이동했다.

이재명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에서 악수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미소짓고 있다. 연합뉴스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명록 서명, 한미정상의 기념촬영 후 공식 환영식과 친교일정으로 이어진다. 친교일정으로는 서훈행사 및 선물 전달식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될 무궁화대훈장은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 국가 안전보장에 기여한 우방국 원수에게 예외적으로 수여해온 훈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궁화대훈장을 수훈하는 첫 미국 대통령이 됐다.

이 대통령은 또 금속문화재 복제 전문가인 김진배 삼선방 대표가 제작한 금관 모형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하는 행사도 연다. 백악관 집무실을 금빛으로 꾸미는 등 평소 금빛 소품을 선호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권위를 상징하는 선물이기도 하다.

친교 일정을 마친 후 두 정상은 본격적인 확대 오찬회담을 진행한다. 이날 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이나 합의문 발표 일정이 공식 예정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어떤 결론을 낼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양국 간 관세협상이 최대 현안이라는 점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눔 분명해 보인다. 특히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어떤 방식으로 운용할지를 놓고 약 두 달간 교착 상태가 이어졌다는 점에서 정상 간 논의를 통해 ‘톱다운’ 방식의 담판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관세 협상 관련해선 어떤 전망도 내놓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관세 협상이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한다고 해도 안보 분야 등 다른 분야에 대해선 양국 합의 사항을 발표하는 등의 ‘스몰딜’ 가능성은 남아 있다. 관세 및 안보 외에 인공지능(AI), 양자컴퓨터, 우주, 6세대 이동통신(6G) 등 첨단과학기술 분야 양해각서(MOU)이 한미정상회담 성과로 이날 체결될 예정이다. 협정에는 한미 양국이 미래 세대의 번영을 함께 도모하고 양국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며 한미동맹을 격상하는 것을 목표로 AI 응용 및 혁신 가속화와 신뢰할 수 있는 기술 리더십 관련 합의가 담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전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개막식에서 특별 연설을 했다.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를 접견해 한국 투자와 관련한 논의를 이어갔다.

30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 31일에는 경주를 방문한 타국 정상과의 양자회담 및 접견 일정, 1일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는 등 정상외교를 이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과 회담한 다음날인 30일에는 미중 정상회담에 나선다. 무역협상과 관련해 갈등을 겪고 있는 두 정상이 어떤 결론을 내느냐를 놓고 세계적 관심이 쏠린 빅 외교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동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을 할 수 있을지도 여전히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일본 도쿄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에게 김 위원장과 만남 가능성에 대해 “그를 만나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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