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회원국 정상이 들어올릴 만찬 건배주는?

2025-10-29 13:00:15 게재

경북 지역 전통주 중 최종 결정 유력

이 대통령 고향 ‘안동소주’도 급부상

21개 APEC회원국 정상들의 만찬자리에서 의장국 대통령이 과연 어떤 술을 건배주로 들어 올릴까? 오는 31일 열리는 ‘경주 APEC 정상회의’의 만찬장 건배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경북도와 경주시 등에 따르면 APEC 정상회의가 경북도 경주시에서 개최되는 만큼 지역 전통주가 공식 건배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APEC 정상회의 공식 만찬장 건배주로 최종 선정되면 국내·외 홍보, 브랜드가치 상승, 매출 증대 등의 마케팅 효과가 기대돼 주류 제조사들의 관심이 높은 상태다.

경북도는 지역 전통주를 중심으로 후보군을 물색해 외교부에 전달했고 외교부가 요리 식음료 등 각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후보를 선정하게 된다.

경북도는 경주의 교동법주와 대몽재 1779, 안동소주, 그리고 국내산 와인종류(화이트·레드) 등으로 후보군을 좁혀 외교부에 올렸다.

우선 유력후보로 거론되는 건배주는 경주 교동법주다. 경주에서 생산된다는 상징성과 전통성이 있는 데다 알코올 농도(12~14%)가 적합하다는 게 이유다.

교동법주는 ‘노블리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해 부자의 모범이라 불리는 경주 최부잣집 가문에서 전통비법으로 전해져 오는 전통 가양주(집에서 빚는 술)로 국가 중요무형문화재(제86-3호)다. 법주는 ‘법식(法式)대로 빚은 술’로 우리 고유의 순곡(純穀) 청주를 말한다.

같은 경주 최부잣집 집안의 전통 가양주인 ‘대몽재 1779’도 후보군에 거론된다. ‘대몽재’는 경주 최부잣집 계파 고택의 현판 이름 중 하나다. 과거시험을 준비하며 ‘큰 꿈을 품는 곳’이라는 의미다.

경북 대표 전통주 안동소주는 평균 알코올 농도(45%)가 높아 통상적인 관례상 공식 건배주로 채택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안동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 고향의 전통주라는 점이 변수다. 안동소주 중에서도 알코올 농도가 낮은 저도주( 21%)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경북 문경에서 생산되는 ‘오미로제 결’도 후보로 검토됐다. 다섯가지 맛(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이 조화를 이루는 문경산 오미자로 담은 국산 스파클링 와인이다. ‘오미로제 결’은 2022년 한미정상회담 등 주요 국제행사 만찬주와 건배주로 선정된 바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역 전통주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외교부 등에 적극 추천했다”며 “오는 31일 각국 정상들의 만찬이 열리는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 대연회장의 식탁에는 공식 건배주와 함께 교동법주, ‘오미로제 결’, 경북산 화이트·레드 와인 등이 비치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5년 부산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는 주류업체 골든블루가 상황버섯을 발효해 만든 ‘천년 약속’(골든블루)이 공식 만찬 건배주로 선정된 바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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