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신체 노출 게시’ 관리 소홀

2025-10-29 00:00:00 게재

남성 성기·선정 글 2시간 노출, 2000명 이상 열람

서울 일부 지역 당근마켓 게시판에 성인 남성의 신체가 노출된 음란물이 2시간가량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내일신문에 제보된 내용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A씨는 28일 오전 지역 기반 중고거래·커뮤니티 플랫폼 당근마켓을 이용하던 중 충격적인 게시물을 발견했다. ‘취미·게임·음반 항목’에 ‘섹파 구해요 나눔♡’이라는 문구와 함께 성인 남성의 성기가 노출된 사진이 올라와 있었던 것이다.

사진은 거꾸로 게시돼 있었지만 명확히 남성의 신체 일부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게시자는 후암동 지역에서 ‘연남00’이라는 애칭을 사용했다.

A씨는 즉시 당근측에 신고했고, 약 30분 뒤 게시물은 삭제됐다. 그러나 해당 게시물은 최소 2시간 이상 노출된 것으로 파악되며 열람 수는 2000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A씨는 “어떻게 이런 사진과 문구가 올라올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당근이 이를 걸러내지 못했다는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모든 연령대가 이용하는 플랫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당근측은 알림을 통해 “신고해 주신 게시글은 청소년 유해물품 판매 사유로 중고거래 운영정책에 따라 조치했다”고 공지했다.

당근 관계자는 “인공지능(AI) 기반 자동 감지 체계를 통해 부적절한 게시물을 상시 관리하고 있다”면서 “이번 게시글이 어떻게 게재됐는지 내부 알고리즘을 다시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발 방지를 위해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점검하고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2월 인천에서는 한 남성이 세탁기를 판매한다며 올린 사진에 자신의 나체가 비쳐 논란이 됐고, 같은 달에는 ‘1박2일 여친대행’ 등 성매매를 연상시키는 게시글이 당근에 올라와 비판이 일기도 했다.

당근측에 따르면 당근 플랫폼은 지역 기반 중고거래 서비스로 현재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약 2000만명에 이른다.

이현숙 사단법인 탁틴내일(청소년 성폭력 예방 기관) 대표는 “당근은 이용자가 자유롭게 글을 올릴 수 있고, 중고거래 특성상 대면 접촉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 정보가 함께 노출되는 만큼 다른 플랫폼보다 더 높은 수준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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