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K-조선에 인센티브 제공’ 행정명령

2025-10-31 12:59:58 게재

11월 5일까지 마감 ‘해양행동계획’ 주목 … 대상은 ‘마스가’ 추진 동맹국 조선업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1월 5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해야 하는 ‘해양행동계획’(MAP)에 한국 조선산업에 대한 지원방안이 담길지 주목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4월 9일 ‘미국의 해양지배력 회복’에 대한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안보보좌관이 명령 발령일로부터 210일 안에 해양지배력 회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해양행동계획을 대통령에게 제출해야 한다고 못박았다.

행정명령 제8조는 미국 상무장관이 경제정책보좌관과 협의해 동맹국 조선업체가 미국 내에 투자해 미국의 조선산업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해양행동계획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명시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27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 서밋 ‘퓨처 테크 포럼: 조선’에서 △인공지능(AI) 혁신기술 △생산성 향상을 위한 스마트 조선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 등 조선업의 미래 비전과 혁신 방향을 강조했다. 사진 HD현대 제공

한·미 양국은 관세협상을 타결하며 ‘미국 조선산업을 다시 위대하게’(마스가) 하겠다며 한국 조선업체들이 미국에 1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1500억달러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할 때 투자한 금액의 100배에 이른다.

미국은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백악관 ‘팩트시트’에서 ‘한국과 해양 파트너십’을 구축했다며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의 미국 내 투자내용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HD현대는 세르베루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와 △미국 조선소 현대화 △공급망 강화 △자율 운항 △디지털화 △자동화와 같은 새로운 기술 적용을 위한 50억달러 규모의 투자 프로그램을 위해 협력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비거마린그룹과 △해군함정 정비 △유지·보수·정비(MRO) △조선소 자동화 △미국 국적 선박의 신규 건조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또 한화오션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필리조선소 인력을 강화하고 현재 생산능력을 10배 이상 늘리기 위해 50억달러 규모의 인프라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의 조선 ‘빅3’가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해 투자하기로 한 분야는 모두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부분들과 겹친다. 이에 따라 150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자금을 미국에 투자하면서 한국의 조선산업에 도움되는 방안을 찾지 못하면 한국의 조선산업 생태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이재명 대통령이 요청한 핵추진잠수함에 대해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에 있는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하라고 명시하면서 더욱 커졌다. 필리조선소는 현재 잠수함을 건조할 시설과 인력을 보유하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 이신형 서울대 교수(조선해양공학)는 “우리의 조선 기술과 미국의 첨단 기술이 결합된다면 한국은 명실공히 조선업 패권 국가의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며 “정부는 어떻게 해서라도 ‘한미 과학기술 협력’을 새로운 ‘동맹 어젠다’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해양행동계획은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국무·국방·상무·노동·교통·국토안보장관 및 무역대표부 대표 등과 협의해 작성해야 한다. 현재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겸하고 있는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그동안 파나마운하에 대한 중국의 지배력을 견제하고 한국 일본 등과 관세협상 등에도 참여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마가’(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한·미 관세협상에서 한국의 김정관 산업자원부 장관과 치열한 협상을 진행하는 등 미국의 관세전쟁에 앞섰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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