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방한 젠슨 황 실리·인심 다 챙겼다

2025-10-31 13:00:01 게재

이재용·정의선과 ‘깐부’ 회동

AI반도체 공급 계약 밝힐 듯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가를 위해 30일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주요 기업인들뿐 아니라 시민들과도 적극적인 소통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서울 삼성동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한 치킨에 소맥 러브샷으로 한국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젠슨 황은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고 가게 밖으로 나와 치킨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치맥 자리를 마친 뒤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의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 무대에 올라서는 행사 참가자들에게 AI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e스포츠와 한국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무대 오른 젠슨 황-이재용-정의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단상에 올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그는 “엔비디아가 발명한 GPU, 지싱크(G-SYNC), 저지연 리플렉스 등은 모두 e스포츠 덕분이고 한국 덕분”이라며 “여러분 덕분에 우리가 여기 있을 수 있다.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황 CEO는 1996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으로부터 받은 편지도 소개했다.

그는 “1996년 제 인생 처음으로 한국에서 편지를 받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낸 아주 아름답게 쓰인 편지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지에는 세 가지 비전이 있었다.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비디오 게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비디오게임 올림픽을 열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만들 수 있도록 당신의 지원을 받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편지로 인해 한국에 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황 CEO가 이러한 편지를 소개하자 이 회장이 “제 아버지가 보낸 편지”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25년 전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GDDR(그래픽용 D램)써서 지포스 256을 출시했다”며 “그때부터 양사의 협력이 시작됐고 젠슨과의 우정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같이 무대에 오른 정의선 회장도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즐겼다며 엔비디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어릴 때부터 아케이드 게임을 계속해왔고, 제 아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좋아하는데 당연히 엔비디아 GPU가 들어 있을 것”이라며 “저희는 게임 산업과 멀지 않고, 열심히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 CEO는 31일 APEC이 열리는 경주에서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신규 계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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