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방한 젠슨 황 실리·인심 다 챙겼다
이재용·정의선과 ‘깐부’ 회동
AI반도체 공급 계약 밝힐 듯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가를 위해 30일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국내 주요 기업인들뿐 아니라 시민들과도 적극적인 소통을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서울 삼성동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한 치킨에 소맥 러브샷으로 한국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젠슨 황은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고 가게 밖으로 나와 치킨을 나눠주기도 했다.
그는 치맥 자리를 마친 뒤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의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 무대에 올라서는 행사 참가자들에게 AI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e스포츠와 한국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발명한 GPU, 지싱크(G-SYNC), 저지연 리플렉스 등은 모두 e스포츠 덕분이고 한국 덕분”이라며 “여러분 덕분에 우리가 여기 있을 수 있다. 모두에게 감사드리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황 CEO는 1996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으로부터 받은 편지도 소개했다.
그는 “1996년 제 인생 처음으로 한국에서 편지를 받았다. 모르는 사람이 보낸 아주 아름답게 쓰인 편지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지에는 세 가지 비전이 있었다. 한국을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고, 비디오 게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비디오게임 올림픽을 열고 싶다는 것이다. 이를 만들 수 있도록 당신의 지원을 받고 싶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 편지로 인해 한국에 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황 CEO가 이러한 편지를 소개하자 이 회장이 “제 아버지가 보낸 편지”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25년 전 엔비디아는 삼성전자의 GDDR(그래픽용 D램)써서 지포스 256을 출시했다”며 “그때부터 양사의 협력이 시작됐고 젠슨과의 우정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같이 무대에 오른 정의선 회장도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즐겼다며 엔비디아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어릴 때부터 아케이드 게임을 계속해왔고, 제 아이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좋아하는데 당연히 엔비디아 GPU가 들어 있을 것”이라며 “저희는 게임 산업과 멀지 않고, 열심히 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황 CEO는 31일 APEC이 열리는 경주에서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신규 계약을 발표할 예정이다.
고성수 기자 ssg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