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컴퓨팅센터 ‘땅값·전기’가 승패 갈랐다

2025-10-31 13:00:01 게재

전남, 조성원가 이하 제공

광주와 최소 200억원 차이

‘땅값과 전기요금’이 국가인공지능(AI)컴퓨팅센터 입지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조성원가 이하의 부지 제공과 저렴한 전기요금 등을 내세워 기반시설의 열세를 극복하고 유치에 성공했다. 국가AI컴퓨팅센터 운영사업자 모집에 단독 참여한 삼성SDS컨소시엄은 전남 해남 산이면 대진리 일원을 최종 입지로 선택했다.

31일 ‘전남도 AI에너지 미래도시 조성계획’에 따르면 전남도 등은 AI컴퓨팅센터 부지 6만4827㎡(1만9610평)를 조성원가 이하로 삼성SDS에 제공하기로 협의했다. 특히 지역특성을 감안해 연약지반 처리 완료 후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거론된 땅값은 3.3㎡ 당 50만원 이하로 알려졌다.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전남도가 제시한 땅값은 98억원 정도다.

반면 기반시설 등이 앞선 광주시는 5만㎡(1만5151평)를 3.3㎡ 당 200만원에 제공할 계획이었다. 두 지역을 비교하면 땅값에서만 200억원 이상 차이가 발생한다. 특히 삼성SDS가 선택한 입지 주변은 인허가를 모두 마친 널찍한 부지가 있어 새로운 생산 공장을 짓는데도 용이하다.

전남도는 또 컴퓨팅센터 특성을 고려해 저렴한 전기요금 제공 방안도 제시했다. AI컴퓨팅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 1만5000장에 중앙처리장치(CPU), 저장장치(스토리지)와 서버 등을 갖춘다. 특히 연산 속도가 1엑사플롭스(EF·초당 100경번 연산)급으로 막대한 전기를 사용한다. 전남도는 이에 대응해 재생에너지를 전부 사용하는 RE100 산업단지 지정과 저렴한 전기요금 공급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과 연료비조정요금, 전력산업기반기금을 모두 더해 책정한다. 전남도 자료에 따르면 10월 기준 데이터센터 전기요금은 평균 160원(kwh)이다. 전기요금은 하루 중에도 차이가 난다. 일반요금을 기준으로 가장 쌀 때는 120원(kwh), 가장 비쌀 때는 178원(kwh)까지 적용된다. 국회에 계류 중인 RE100 산업단지 특별법이 제정될 경우 120원 이하로 공급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반면 광주시는 전기요금과 관련된 법을 개정해 ‘RE100 산단에 버금가는 전기요금이 적용될 수 있다'는 다소 추상적인 방안을 제시했다가 유치에 실패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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