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에게 듣는다 |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창업생태계 조성, 지역혁신 핵심”

2025-11-04 13:00:02 게재

어은·궁동에 새모델 추진

유성구 펀드 조성 구상

“대전 유성구는 사람과 기술이 집약된 대표적인 공간입니다. 창업혁신을 통해 지역의 변화를 일으키고자 합니다.”

정용래(사진) 대전 유성구청장은 오랜 기간 지역에서 창업생태계 조성을 꿈꿔왔다. 전국 어느 곳보다 유성구가 가장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선 8기 유성구는 ‘창업혁신’을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 우선 어은동과 궁동 일대에 혁신창업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게 목표다.

유성구 어은·궁동 일대는 카이스트(KAIST)와 충남대 사이에 위치해 있다. 팁스타운 스타트업파크 등 창업지원 인프라가 집적돼 있다. 또 주변에는 대한민국 대표적인 연구소들이 에워싸고 있다. 현재 150여개의 창업기업이 이 지역에 입주해 활동하고 있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너무나 좋은 조건이지만 아직 생태계에 부족함이 많다”며 “스타트업 인재들이 먹고 자고 일하고 놀고 같이 엮이고 재도전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려 한다”고 말했다.

유성구는 최근 어궁혁신포럼, 커피챗, 테크펍 네트워킹 등 지역 창업가·연구자·투자자가 함께하는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현장 중심의 창업정보 공유와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지난 9월 어은·궁동 일원에서 열린 ‘유성스타트업박람회 STARTON X’도 이런 과정에서 개최했다.

유성구는 외국인 인재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역에는 심지어 외국인으로만 꾸려진 기업도 있다. 정 구청장은 “많은 중앙아시아나 동남아시아 인재들이 이 지역에서 창업에 동참하고 있다”며 “미국 실리콘밸리가 미국인들로만 이뤄진 게 아닌 것처럼 코리아드림을 꿈꾸는 이들이 여기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유성을 글로벌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에 성공한 기업은 자연스럽게 상품생산이 가능한 산업단지가 필요하다. 유성구에는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장대 도시첨단산업단지, 안산 첨단국방산업단지, 탑립·전민 산업단지, 하기 산업단지 등이 조성되고 있다. 새로 조성되는 대전지역 대부분의 산단이 유성구에 몰려있다.

정 구청장은 “스타트업 기업들이 성장했을 때 산업단지가 필요한데 바로 인근에 있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기존 인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스타트업들이 성장하고 있는만큼 적기에 부지를 공급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예비타당성 기준이 획일적이고 경제성 평가에만 매몰돼 있어 정부가 산단 제도개선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 구청장은 유성구만의 투자펀드를 구상하고 있다. 그는 “미국에 가보니 지역의 전문가들이 지역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었다”며 “유성구 주민들이 부동산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에 투자한다면 재테크도 하고 지역과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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