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고향사랑기부 연말 특수를 노려라

2025-11-05 13:00:02 게재

다양한 경품·답례품 이벤트 쏟아져

민간플랫폼 효과, 지정기부도 활발

주소·한도 사후확인 등 개선 요구도

연말이 다가오면서 고향사랑기부 특수를 노리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손길이 바빠졌다. 답례품 추가 지급, 경품 제공 등 국민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지자체들이 가장 먼저 꺼내든 카드는 답례품 추가 지급과 경품 제공이다. 모금에 적극적인 지자체들 대부분이 비슷한 형태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남 담양군은 11월 3일부터 26일까지 매일 11번째와 110번째 기부자에게 1만원의 경품을 지급한다. 경남 창녕군은 3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1000명을 추첨해 텀블러 등 경품을 나눠주기로 했다. 전남 곡성은 이달부터 12월까지 두달간 답례품을 최대 200%까지 증량해 지급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강원 양구군도 11월 한달간 1만원 포인트를 추가 지급한다. 부산시는 해운대 5성급 호텔 숙박권과 한우등심센터 등을, 강원 삼척시는 삼척해양레일바이크 탑승권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이 밖에도 전국 대부분 지자체들이 다양한 형태의 이벤트를 진행 중이거나 준비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이처럼 적극적인 기부금 유치에 나선 것은 연말 특수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모금액 879억3000만원 가운데 마지막 두달에만 61%가 모금됐다. 연말 소득공제 등을 목적으로 한 기부가 늘어난 효과다.

일부 지자체들은 좀 더 본질적인 문제로 접근한다. 기부금 사용처를 홍보해 지정기부 참여를 늘려보려는 시도다. 전남 신안군은 올해부터 2027년까지 50억원을 모금해 섬을 오가는 노후 여객선을 교체하는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고향사랑기부가 단순한 재정지원을 넘어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인 연대와 기부의 상징으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강원 태백시는 기금 1호 사업인 유소년야구단 차량 지원 사업의 성과 홍보에 나섰다. 지난해 10월부터 차량을 지원해 1년 넘게 운영 중인데, 한달 평균 600㎞ 이상 주행하며 선수단의 이동을 돕고 있다. 이 덕분에 야구단은 올해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며 유망 팀 대열에 올라섰다. 기금이 자라나는 아이들의 꿈을 응원한다는 의미를 담은 홍보다. 경기 양주시는 첫 기금 사업으로 다자녀가정 가족사진 촬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가족친화 문화 확산을 위해 다자녀가정 60가구를 선정해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부터 지정기부를 해온 지자체들도 성과 홍보에 적극적이다. 전남 곡성군은 소아과 운영 지원과 유기동물 보호 지원 사업의 성과를 자랑한다. 광주 동구가 지난해 지정기부로 3억9000만원을 모금해 운영을 시작한 유기견 입양센터는 이미 입소문을 탔다. 동구는 유기견 살처분 제로를 목표로 규모를 키워갈 계획이다. 고향사랑기금 덕분에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광주극장은 지난 2일 기부자 초청 행사를 통해 기부 효과를 직접 체험하게 했다.

연말이 다가오며 고향사랑기부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제도개선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광희 의원은 최소 20만원까지 세액공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현재 기부자의 91.67%가 전액 세액공제액인 10만원을 기부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세액공제 할성화가 제도 활성화의 핵심 열쇠”라고 주장했다. 앞서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세액공제액을 50만원까지 늘려달라고 제안한 바 있다.

박정현 의원은 기부자 기부요건 확인 절차를 민간플랫폼 활성화를 가로막는 규제로 보고 이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도 최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기부에 장애가 생기자 사후 검증 방식을 적용해 운영한 바 있다. 지자체들의 요구도 거세다. 임 택 광주 동구청장은 “주소·한도 사후 확인 절차를 도입하고 행안부는 통제가 아닌 표준과 감독 기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고향사랑기부 모금액은 지난 3일 기준 5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모금액(346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국정자원 화재로 한달여간 중단됐던 민간플랫폼 모금도 지난주부터 재개되면서 모금액이 빠르게 늘고 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김신일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