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바라본 ‘사실’

2025-11-05 13:00:44 게재

교과 연계 적합서 사회 ④ ‘비판적 시민 의식’

"통계와 데이터를 사실에 근거해 읽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사실을 바탕으로 사고하는 태도와 정책을 읽고 해석하는 비판적 시민 의식을 길러보라. 정치·언론·사회 문제를 균형 있게 바라보게 해주는 교양서다." 승지홍 경기 풍상고 교사 등 사회 교과 자문 교사단이 '팩트풀니스'를 추천하는 이유다.

한스 로슬링 외·김영사

우리는 세상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지난 100년간 연간 자연재해 사망자 수는 늘었을까 줄었을까. 지금 머릿속에 재난을 보도하던 뉴스, 아픈 어린아이를 위해 치료제 후원을 요청하던 방송을 떠올리는 사람은 비관적인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연간 자연재해 사망자 수는 절반 이하로 줄었으며 1세 아동의 80%가 예방접종을 받는다. 저자는 이런 오해를 '과도하게 극적인 세계관'이라고 부른다.

대중이 비슷한 오해에 빠지는 것은 단순히 언론의 부풀리기나 가짜 정보 탓이 아니다. 오해는 우리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본능에서 생겨난다. 세상을 양극단으로 바라보는 간극 본능, 상황을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부정 본능, 불운한 사건에서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는 비난 본능 등 10가지 비합리적 본능이 이성적 사고를 방해하고 왜곡된 세계관을 형성한다. 이렇게 왜곡된 인식은 우리를 잘못된 판단과 스트레스의 늪에 빠뜨린다.

저자는 '사실충실성(팩트풀니스)'을 통해 잘못된 세계관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충실성은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를 의미한다. 그 기반에는 최신 통계 자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있다. 빈곤·교육·인구 등 다양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사람들의 오해를 반박하고 비합리적 본능을 억제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언론을 통해서만 접했던 정보를 '사실'에 입각해 비판해보자. 사실충실성은 운동처럼 연습을 통해 일상이 될 수 있다. 한번 체득하고 나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상이 느리지만 분명히 나아지고 있다"는 저자의 해석은 부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문제를 해결할 힘이 된다. 책의 마지막 장 너머에 기다리는 것은 단단한 사실을 기반으로 한 더 긍정적이고 희망을 품은 세계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 추천 도서

숫자는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는가(로렌조 피오라몬티·더좋은책), 공정하다는 착각(마이클 샌델·와이즈베리), 프로파간다(에드워드 버네이스·공존)

김기수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