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줄소환 예고
순직해병특검, 8일 출석 통보
김건희특검, 이달 중 순차소환
내란특검, 외환 혐의 기소 전망
3대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종반부에 접어들면서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병대 채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측에 오는 8일 출석하라는 요구서를 보냈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지난달 23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윤 전 대통령측은 재판 일정 등을 이유로 불응한 바 있다. 이에 특검팀은 변호인단과 다시 일정을 조율해 출석일을 이번주 토요일로 지정했다.
다만 여러 차례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특검팀 방침에 윤 전 대통령측이 반발하고 있어 당일 대면조사가 이뤄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특검팀은 채상병 수사외압의 실체 규명을 위해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윤 전 대통령은 채상병 수사외압 의혹의 발단이 된 ‘VIP 격노’의 당사자로 대통령실과 국방부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사건 관련자들로부터 2023년 7월 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채상병 사건 관련 보고를 받고 격노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국방부의 사건 이첩 보류, 기록 회수, 박정훈 전 해병대수사단장에 대한 항명수사 등이 이어졌는데 이같은 외압의 정점에 윤 전 대통령이 있었다는 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윤 전 대통령은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해 도피하도록 도왔다는 의심도 받는다.
순직해병 특검팀의 활동기간은 오는 28일 종료된다. 수사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불응할 것을 전제로 강제구인 등의 방안은 아직까지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
정민영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출석 요구에 불응할 경우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다시 통지하고 이후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며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까지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이달 중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순차 소환 방침을 밝힌 상태다.
김형근 특검보는 지난 3일 브리핑에서 “인사청탁 명목의 귀금속 등 수수의혹 사건과 관련해 소환 일자를 이달 내로 정해 김건희씨에게 통보할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도 같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8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건진법사 통일교 청탁 의혹 등과 관련해 김 여사를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이후 특검팀은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방침을 예고한 것은 주요 관련자 조사가 상당부분 이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은 맏사위인 검사 출신 박성근 변호사의 공직 임용 청탁과 함께 목걸이 등을 김 여사에게 건넸다는 자수서를 제출했다. 또 공천·인사 청탁과 함께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건넸다는 의심을 받는 김상민 전 부장검사는 구속기소됐다.
‘금거북이’와 함께 인사 청탁한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조사는 6일 예정돼 있다.
특검팀은 4일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씨과 오빠 김진우씨를 소환해 양평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함께 김 여사가 인사청탁과 함께 받은 물품을 숨긴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특검팀의 활동기간은 한 차례 연장이 가능해 다음달 27일까지 수사할 수 있다. 특검팀은 수사기간 활동이 종료되기 전까지는 윤 전 대통령 부부를 반드시 조사실로 불러 의혹 전반을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검팀은 지난달 15일 외환 혐의와 관련 윤 전 대통령을 대면조사했다. 특검팀은 조만간 외환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고 윤 전 대통령 등 관련자를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