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도매시장 거래 1조원 돌파
유통구조 개편 신호탄 … 참여업체 39% 증가, 청과류 직거래 비중도 44.1%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거래금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2.9배 높은 금액이다.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히는 유통구조 문제가 온라인도매시장 정착으로 일부 해소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3일 기준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 연간 거래금액이 1조원을 넘어섰다. 전년동기(3392억원) 대비 약 2.9배 높은 금액으로 현재 일평균 거래 금액 유지 시 연말까지 약 1조1700억원의 거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도매시장은 산지와 소비지 등 다양한 주체가 직접 참여해 실시간으로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기반의 도매시장으로 농식품부가 운영 중이다. 비대면으로 거래할 수 있어 시간·장소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단계적 유통구조로 인한 물류비 증가, 경쟁 제한 등 기존 도매시장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부각되고 있다.
거래 동향을 보면 일평균 거래 금액이 18억4000만원에서 32억6000만원으로 약 77% 상승했다. 거래 참여업체수도 지난해 3804개소에서 5272개소로 39% 늘어났다. 청과가 46.4%로 가장 많이 거래됐고 축산 40.5%, 양곡 8.2%, 수산 4.9% 순으로 거래됐다.
특히 청과부류의 경우 지난해 산지-소비지 직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 금액의 28%에서 올해 44.1%로 크게 확대됐다. 도매시장에 반입되지 않는 직배송 비율이 65.7%에서 75.9%로 증가했다. 이는 도매거래의 유통단계 축소, 배송 효율 향상, 가격 투명성 제고 등 온라인도매시장의 경쟁력이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입증된 결과로 평가된다.
농식품부는 △상품 구색 확충 △가입자 요건 완화 △공동구매 등 다양한 거래 사례를 발굴했다. 그동안 도매거래 참여가 어려웠던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거래 문턱을 낮춘 셈이다. 이를 통해 물류정산 시스템이 개선되고 있다.
온라인도매시장으로 시작된 유통구조 개편은 거래 형태를 바꾸고 있다. 경남권 식자재업체인 우리마트는 강원도 소재 APC와 풋고추 등 채소류를 직거래해 소비자 가격을 시중 대비 18% 낮췄다. 우리마트는 농식품부가 운영하는 산지 팸투어에 참여해 생산시설과 상품품질을 직접 확인한 뒤 거래를 결정했다. 우리마트 관계자는 “직거래를 통해 균일한 품질의 상품을 확보할 수 있었고 매입가격 변동도 줄었다”며 “앞으로 산지 거래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온라인도매시장 1조원 달성을 발판으로 2030년까지 거래금액 7조원 달성을 계획하고 잇다. 9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방안’을 통해 판매자 가입 요건 완화, 농업인 가격 결정권 강화를 위한 경매·역경매 기능 도입, 공동집하장 운영 및 전용 물류체계 구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홍인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거래 실적 모니터링을 통해 실질적인 유통 비용 절감 효과를 가져오는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성과평가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며 “시장 운영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시장 운영자의 전문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