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학자 남재작이 경고하는 ‘식량안보’

2025-11-06 13:00:01 게재

신간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

한국농업 정책과제도 제시

식량안보. 세계 주요 국가들이 중요 의제로 다루는 문제다. 우리 일상에서는 식료품 물가 인상으로 식량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이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장은 신간 ‘대한민국 식량의 미래’(김영사)에서 식량안보 문제를 해부했다. 앞서 출간한 ‘식량위기 대한민국’으로 경각심을 던진 이후 ‘식량안보’를 더 깊게 고민한 흔적이 담겼다.

저자가 줄곧 이야기하는 주제는 기후위기와 식량안보라는 두과제의 연결점이다. 저자는 식량안보를 우리 농업의 중심에 놓고 이 책을 풀어냈다. 기후변화나 물 고갈, 토양유실과 지정학적위기 등 식량안보의 불안정성이 높아지면서 국제곡물 가격과 공급망 전반이 흔들리는 점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식량자급률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우리 식량안보를 지킬 수 없다고 했다. 국제 수입망 유연성을 확보하고 한국 농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 식량안보를 이야기하는 것은 기후변화 시대, 우리농업의 미래와 직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 현실을 직시하면, 지금의 소농 중심 농업 정책은 한계에 이르렀다고 봤다. 농지 규모화와 집적화 없이는 청년농 유입도, 혁신기술 도입도 어렵다는 판단이다. 저자는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농업이 세계적 농업기업을 키우지도 못한채 식량안보 경쟁에서 영원히 뒤쳐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 경고했다.

이 책은 식량문제에 관한 흔한 오해를 바로잡는 10가지 물음과 함께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농업 역사와 문명의 발전, 녹색혁명 이후의 기후위기, 같은 수계를 공유하는 국가들간의 물 분쟁, 생물다양성 붕괴 등을 다루고 있다.

2부에서는 기후플레이션과 필리핀과 일본의 쌀 위기, 식량의 지정학 등을 분석하며 우리 농업이 서있는 위태로운 현주소를 확인했다. 3부에서는 한국이 처한 식량위기의 특수성을 설명하면서 한국 농업의 농지제도와 유통문제, 왜곡된 통계 구조를 비판적으로 다룬다.

마지막 장에서는 우리쌀 품종을 비롯한 종자 산업의 중요성, 글로벌 농업혁신 사례, 식량안보의 입법화 등을 다루며 우리농업이 다시 성장하기 위한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경제학자 우석훈 대표(내가 꿈꾸는 나라)는 이 책을 읽고 다음과 같이 평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지금이 어쩌면 식량이 가장 싸고 질 좋은 마지막 시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기후변화와 빈번해지는 국지전은 익숙한 품종의 재배를 어렵게 하고, 언제든 수입 농산물의 가격을 흔들 수 있다. 10년 뒤에도 한국 농촌이 지금처럼 버틸 수 있을까. 이 책은 그런 불안한 현실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묻는다. 치솟는 물가만 탓하지 말고 이 책과 함께 우리 농업의 미래를 토론해야 한다.”

김성배 기자 sb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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