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제조 강국’ 회복의 길은

2025-11-06 13:00:08 게재

‘한강의 기적.’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을 상징하는 단어다. 기적의 동력은 제조업이었다. 전자 섬유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조선 등은 가난한 한국을 선진국으로 이끌었다. 지금 한국은 미국 중국 독일 대만 일본과 함께 제조강국으로 불린다.

전세계를 대상으로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상대에게 날 선 칼(관세)을 보여주며 투자기금을 요구한다. 강도짓처럼 보인다. 동맹국에게도 아량은 없다. 무차별적으로 보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걸음은 한 곳을 향하고 있다. 바로 ‘미국 제조업의 부활’이다. 이것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만들 핵심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은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동력이다. 세계 무역의 80%가 제조업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직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크고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 연구개발(R&D)은 여타산업의 기술혁신을 주도한다.

한국은 강력한 제조업 기반의 나라다. 202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중은 한국이 27.6%로 상위권이다. 일본(20.7), 독일(20.1)보다 높다. 총수출의 83.5% 이상이 제조업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 곳곳에서 한국 제조업 위기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부가가치 기준 한국의 국민소득 대비 제조업 비중은 2010년대 초 28%에서 2023년 24%로 하락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 제조기업 10곳 중 8곳이 현재 주력제품 시장이 레드오션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건 제조업 벤처기업 수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벤처기업협회가 최근 10년간(2014~2024년) 분석에 따르면 2014년 제조업 벤처기업은 전체의 67.6%(1만6658개사)를 차지했지만 2024년에는 54.5%(1만9544개사)로 13.1%p 축소됐다. 상위 15위 내 업종 중 △자동차 △반도체 △섬유가 10년 후 사라졌다. 그 자리에 연구개발서비스 △도소매 △기타 업종이 차지했다. 과거 제조업 중심으로 형성됐던 벤처기업 산업구조가 크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연간 신규 벤처기업 수도 4년 연속 줄고 있다. 2020년 이후 급격히 감소하더니 2024년 신규 벤처기업은 4708개사에 그쳤다. 10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벤처기업협회는 감소원인으로 ‘제조업의 하락세’를 꼽았다. 신규 벤처기업 연평균 감소율(2020~2024년)에서 제조업은 -10.4%, 서비스업은 –2.2%로 집계됐다. 2024년 신규 제조업 벤처기업은 2072개다. 이는 10년 전인 2014년(2605개)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국경제는 ‘강력한 제조업 기반에 서비스 연결’로 성장해왔다. 제조업 벤처는 한국 제조업의 미래다. 제조업 벤처 활성화에 ‘제조 강국’ 회복의 길이 있다.

김형수 산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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