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흑자 순풍…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 지속

2025-11-06 13:00:25 게재

9월까지 누적 흑자 828억달러…작년 대비 32% 증가

반도체 단일품목 168억달러 수출, 전년 대비 22.1%↑

연간 경상흑자 전망치 1100억달러 달성 가능성 높아져

반도체 등의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면서 경상수지 흑자폭이 역대 최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미 관세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당분간 경상수지 흑자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6일 9월 경상수지 흑자가 135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수출이 늘어 상품수지 흑자가 역대 두번째 규모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 2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25년 9월 국제수지’(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9월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134억7000만달러로 지난 6월(142.7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번째 수준을 보였다. 직전 8월(91.5억달러)과 지난해 9월(112.9억달러)에 비해 흑자 규모도 늘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흑자는 827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27.3억달러)에 비해 31.9% 급증했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배경으로 반도체 등의 수출 호조에 따른 상품수지 흑자와 대외순자산 증가로 투자소득수지 흑자가 늘어난 점을 꼽았다. 신승철 경제통계1국장은 “통상 여건상 대미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대외순자산에서 발생하는 배당 등 투자소득수지 흑자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상품수지는 142억4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8월(94.0억달러)과 지난해 9월(106.7억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반도체 수출이 통관기준 167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9월(137.5억달러)에 비해 22.1% 증가했다. 올해 8월(153.0억달러)에 비해서도 9.7% 늘었다. 반도체 수출은 올해 9월까지 누적 1210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1039.0억달러)에 비해 16.5% 증가했다.

상품수지 흑자 배경에는 이밖에도 자동차(14.0%)와 선박(23.8%) 등의 수출 호조도 기여했다. 이 국장은 “자동차의 경우 대미 수출은 줄었지만 유럽 등 수출지역 다변화로 선방하고 있다”고 했다. 9월 수출 총액이 672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9.6% 늘었지만, 수입은 530억2000만달러로 같은 기간 4.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제유가가 안정화되면서 수입 증가세가 수출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도 29억6000만달러로 8월(20.7억달러)에 비해 증가했다. 누적 흑자규모도 225억6000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161.5억달러)에 비해 39.7% 급증했다. 우리나라가 해외에 가지고 있는 대외순자산이 늘어나면서 거기서 나오는 배당소득수지(23.6억달러)와 이자소득수지(7.7억달러) 흑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연간 흑자규모도 주목된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경상흑자 규모를 1100억달러로 예상했다. 한은 전망대로면 연간 흑자규모로는 역대 최대인 2015년(1051억달러) 수준을 10년 만에 넘어설 수 있다.

한은은 조심스럽게 연간 경상흑자 규모가 1100억달러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국장은 “10월 무역수지는 추석 등 조업일 수 감소 등으로 9월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면서도 “11월과 12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유가 안정, 본원소득수지 흑자 기조 등을 고려하면 양호한 (경상수지)흑자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한편 9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129억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56억6000만달러 늘었다.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18억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에서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주식을 중심으로 111억9000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도 주식과 채권 모두 고르게 90억8000만달러 늘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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