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유림, 독립유공자 서훈 조정 촉구
김창숙 1, 이상룡 3등급?
‘8차영남만인소’ 정부 건의
독립운동 유공자의 서훈 등급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동청년유도회(회장 황만기)는 지난 8일 안동 예술의 전당 국제회의실에서 ‘근대사 인물 추모 학술강연회’를 개최하고 독립유공자 서훈 조정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제8차 영남만인소’를 발의했다.
안동청년유도회는 이날 “올해는 광복회 조직 110주년이자 석주 이상룡 선생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령 취임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공훈을 재조명하고 역사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국민적 실천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림 모임인 박약회 김종길 회장은 이날 발의문에서 “광복 80주년을 맞아 독립운동가 서훈의 불균형과 저평가 문제를 바로잡는 것은 단순한 서훈의 문제가 아닌 역사를 바로 세우는 정의의 문제이자 민족정기를 바로세우는 국가의 책무”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이상룡 이동녕 이상설 김동삼 이봉창 이육사 등 20명의 독립운동가 서훈 재평가를 우선적으로 요청한다”며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아직 훈장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기존의 서훈과 평가가 불공평하고 왜곡된 것부터 현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동청년유도회에 따르면 심산 김창숙 선생은 1등급 대한민국장을 받은 반면 일송 김동삼 선생은 2등급 대통령장을,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역임한 석주 이상룡 선생은 3등급 독립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창숙 선생은 1962년 최고 훈장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으면서 “김동삼 선생도 못받은 훈장을 어찌 내가 받는다는 말인가”라며 한탄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상룡 선생은 1895년부터 1932년까지 만주에서 순국할 때까지 약 36년 동안 김동삼 선생 등을 이끌며 독립운동을 전개했으나 3등급 독립장을 받았다. 황만기 안동청년유림회 회장은 “영남유림들 사이에 독립운동가 서훈에 대한 평가가 잘못되고 왜곡됐다는 얘기가 많았으나 지금까지 논의만 하다 처음으로 과거 ‘영남만인소’ 형식으로 조정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지금까지 서훈이 상향 조정된 사례는 여운형(2008년), 유관순(2019년), 홍범도(2021년) 등 단 3명뿐”이라며 “복잡한 절차가 있겠지만 지금 시도하지 않는 것은 더 문제라고 판단해 유림들이 나섰다”고 설명했다.
영남만인소는 영남에서 1만명 안팎의 유학자들이 연명해 올린 집단 상소를 말한다. 1차 만인소는 1792년 사도세자 복권내용이고 마지막인 7차는 1884년 서구식 관복과 일상복 강제 반대 내용이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