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실적 금융지주…주주 환원도 역대급 예상

2025-11-10 13:00:19 게재

4대 금융, 앞다퉈 배당·자사주 매입 확대

배당소득 분리과세로 추가 환원 나설듯

국내 금융지주사가 올해 사상 최대 순이익이 예상되는 가운데 주주 환원도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도입하고, 최고 세율도 크게 낮출 움직임을 보이면서 주요 금융지주의 배당 및 자사주 매입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는 지난달 말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더 힘을 쏟겠다고 발표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각각 올해 4~5조원 안팎의 순이익을 내다보면서 40% 이상의 주주환원을 자신하고 있다.

KB금융은 분기 배당금으로 주당 930원을 책정하고 하반기에만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한금융은 내년 1월 2000억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기로 했고, 주당 570원의 분기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나금융도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단행하고, 주당 92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우리금융은 4분기 주당 630원 가량의 배당과 500억원 규모 추가 자사주 매입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에만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했다.

이에 앞서 이들 4대 금융은 지난달 말 일제히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순이익 합계는 5조486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조9778억원)보다 10.2% 늘어 분기 기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순익도 15조810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금융권에서는 4대 금융그룹이 향후 보다 공격적인 주주환원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 금융그룹은 이르면 2027년까지 50% 이상의 총주주환원율을 목표로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KB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13.5%를 초과하는 부분은 모두 주주환원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의 올해 3분기 기준 CET1 비율은 13.83% 수준이어서 주주환원 여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도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기반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금융의 3분기 말 기준 CET1은 13.56%에 달한다. 하나금융도 13.30%의 보통주자본비율을 바탕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연간 8000억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과 1조원이 넘는 현금배당을 예상한다”며 “2027년 주주환원율 50% 목표를 조기에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우리금융은 정부가 권고하는 자본비율(13% 이상)에 소폭 미치지 못하는 12.92%로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주주환원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다만 지난해 말(12.1%) 대비 빠르게 자본 여력이 개선되고 있어 향후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공격적 행보에 무리는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올해 결산부터 비과세배당을 도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실질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와 여당은 9일 지도부 회동을 갖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 세율을 사실상 낮추는 데 공감했다. 이에 따라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25%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2316개 기업 가운데 고배당 요건을 충족한 곳은 409개(17.3%)에 달했다. 정부와 여당은 배당소득을 분리해 과세하는 기준을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배당성향이 25% 이상이고, 직전 3년간 평균 대비 배당이 5% 이상 증가한 경우’로 검토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 및 보험업이 총 63개 상장사 가운데 28개(44.4%)가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은행업은 53.8%, 증권업은 50%로 절반 이상이 해당됐다. 이에 반해 제조업은 1505개 가운데 218개(14.5%)에 그쳤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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