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프랜차이즈 생존경쟁 틀 달라졌다

2025-11-11 13:00:01 게재

‘외형보다 내실’ … 가맹점 교육·인증 강화 불가피

본죽·노브랜드·노랑통닭 등 매장 효율제고에 집중

외식프랜차이즈업계가 빠른 출점 경쟁에서 벗어나 서비스 품질과 교육역량 강화로 방향을 틀고 있다.

외형보다 내실에 방점을 둔 결과다. 생존경쟁 틀이 달라졌다는 얘기다.

인력난, 원·부자재 가격 상승 등 허들(장애)을 극복하기 위해 매장운영 안정성과 효율성을 담보하는 것이 브랜드 자체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11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출점보다 브랜드 현장대응력 제고와 서비스 품질관리체계 구축을 통해 가맹점 정착과 장기 운영 매장화에 주력하는 외식프랜차이즈들이 늘고 있다.

외식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모든 매장 서비스 품질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표준화한 교육 시스템과 인증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실제 매장 환경을 구현한 ‘운영 사관학교’ 형태 실무 교육을 속속 도입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본사와 가맹점이 동반성장할 수 있는 상생형 운영 체계가 ‘교육’과 ‘인증’이라는 두 가지 열쇳말(키워드)에 기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본아이에프 전문가 인증 제도 실기평가 현장 사진 본아이에프 제공

실제 외식 프랜차이즈 본아이에프는 가맹점 서비스 품질과 운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본 전문가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제도는 가맹 역량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설계한 본사 주도형 인증 시스템이다.

본아이에프 인증프로그램은 △현장 운영 평가 △필기 평가 △조리 실기 평가 3단계 심사 과정을 기반으로 한다.

평가 항목엔 위생 관리, 조리 표준, 고객 응대 등을 포함한다. 일정 기준을 통과한 매장만 인증 마크를 준다.

특히 현장 운영 평가에는 실제 고객 피드백(평가 반응)과 매장 관리상태를 반영한다. 운영 수준이 높은 매장만이 최종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인증을 통과하지 못한 매장에는 맞춤형 컨설팅과 온라인 교육, 자가학습 툴(도구) 등을 제공한다. 인증획득을 위해 지속적으로 역량 강화를 돕는다.

본아이에프는 관계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매장 간 품질 격차를 줄이고 고객이 어디서나 동일한 수준의 맛과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아이에프는 2021년 본죽, 본죽&비빔밥을 시작으로 현재 본도시락과 일본 토리파이탄 라멘 전문 브랜드 ‘멘지’까지 인증 제도를 확대했다.

예비 가맹점주들이 NBB(노브랜드버거) 아카데미에서 실습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신세계푸드 제공

신세계푸드 노브랜드 버거는 신규 가맹점 확대에 맞춰 ‘NBB 아카데미’를 확장 운영하고 있다.

교육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NBB 아카데미는 가맹본부 전문가들이 신규 점주를 대상으로 매장 운영에 필요한 운영 노하우(경험)를 전수하는 실습형 교육 시설이다. 최근 시설 확장을 통해 기존보다 3배 이상 많은 연간 300명 교육이 가능해졌다.

교육은 이론과 함께 실제 매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진행되는 실습 중심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예비 점주는 패티(버거 속)를 굽고 번(버거 빵)토스터를 다루는 등 매장 장비를 직접 사용하는 과정에서 세부 매뉴얼과 품질 관리 기준을 익힌다.

서비스·청결·운영 효율 등 브랜드 운영 철학을 내재화해 단순한 조리 인력을 넘어 ‘브랜드 운영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커리큘럼(교육과정)을 갖췄다는 게 노브랜드버거 측 설명이다. 매장 개점 초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매출 정착과 품질 관리 체계 확립을 동시 지원하고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교육과 운영 체계 고도화를 통해 본사와 점주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면서 “단순히 메뉴나 가격 경쟁이 아닌 현장 인력 전문성과 일관된 고객 경험이 브랜드 신뢰를 좌우하는 시대인 만큼 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랑푸드 치킨 프랜차이즈 노랑통닭은 올해 본사와 충청권 교육장을 통합한 ‘통합 교육장’을 신설해 실무 중심의 교육을 강화했다. 직영점인 ‘강남구청점’과 연계해 실제 영업시간대에 현장 실무교육을 벌인다. 점주 현장 대응력과 위생·서비스 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게 노랑푸드 측 설명이다.

또 외부 전문 강사와 협업해 세무·노무·POS(판매시점 정보과리) 등 경영실무 교육을 병행한다. 창업 초기 매장 안정화는 물론 사후관리체계 구축까지 노린 셈이다. 통합 교육장에서 조리한 치킨은 인근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하는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사회공헌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교육은 단기 성과보다 브랜드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장기적 관점에서 필수적인 투자” 라며 “현장중심 실무 교육과 표준화된 인증 시스템을 갖춘 브랜드가 결국 경쟁 치열한 외식프랜차이즈업계에서 살아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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