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시벨, 소리의 크기를 말하는 언어
“평균청력이 65데시벨이네요.” 청력검사 결과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청능사가 부천 상동에서 오신 어르신께 해 드린 설명입니다. 청각전문가들은 소리의 크기를 표현할 때 ‘데시벨(dB)’이란 단위를 사용합니다. 청능사가 어르신께 설명할 때도 이 단위를 사용했지요. 이번 칼럼에서는 ‘데시벨’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소리 크기의 단위
“소리가 정말 크다!”라고 말할 때, 우리 귀는 공기의 진동 정도를 느끼는 것입니다. 소리는 공기 입자들의 진동으로 우리 귀에 전달되는데, 진동이 강할수록 소리가 크게, 약할수록 작게 들립니다. 소리의 크기를 수치로 나타내려면 단위가 필요한데, 이 단위가 바로 ‘벨(Bel)’입니다. ‘벨’이란 말이 낯익지 않은가요? 벨은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전화 기술의 발전과 함께 통화 음량을 측정해야 할 필요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그의 업적을 기려 소리의 세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벨’을 만들었습니다.
데시벨(decibel)
소리크기를 나타낼 때 ‘벨’이란 단위를 사용한다고 했는데 청능사는 부천 상동 어르신께 ‘데시벨’이란 단위로 설명하고 있어요. 왜 ‘벨’ 대신 “데시벨”로 설명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의 폭이 너무 넓기 때문입니다. 넓은 범위를 그대로 숫자로 표현하면 다루기가 너무 불편하죠. 그래서 ‘로그(log)’라는 수학적 방법을 이용해 소리의 크기를 간단하게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그 결과 만들어진 단위가 바로 ‘데시벨(dB)’입니다. 청력검사 시 사용하는 데시벨(dB HL)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를 0데시벨로 정하고, 그보다 큰 소리를 단계적으로 표시한 것입니다. 그래서 청력검사 결과를 설명할 때 청능사가 ‘데시벨’이란 단위로 설명한 것입니다.
‘데시(deci)’는 무슨 뜻일까?
데시벨의 앞에 붙은 ‘데시(decibel)’는 무슨 뜻일까요? ‘데시’는 ‘열 번째’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decimus(데키무스)’라는 말에서 왔습니다. 데시벨에는 “벨의 10분의 1 크기”라는 개념이 들어있는 것입니다. ‘데시미터(1/10미터)’, ‘데시리터(1/10리터)’에서도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우리는 훨씬 정밀하게 소리의 크기를 나눠서 표현할 수 있고, 청력검사나 소음 측정에서도 세세한 차이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데시벨은 소리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입니다. 이 단위는,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세상과 과학을 연결해 주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이 소리 60데시벨이에요”라는 말을 들을 때, 그 속에는 전화기의 발명가 벨, 그리고 사람의 귀를 이해하려 했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잠시 떠올려보세요.
시그니아 독일보청기 부천센터
이양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