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시멘트 내수 지난 34년 이래 최악
협회 내수 3650만톤 예상
수요회복 기대 어려워
극심한 건설경기 침체로 시멘트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시멘트 판매는 지난 34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상당 기간 불황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2025년 시멘트 내수(출하)가 전년동기대비 무려 16.5% 급감(721만톤)한 3650만톤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도 수요의 반등 요인이 없는 이상 올해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3650만톤은 국내 시멘트업계가 34년 전인 지난 1991년 기록한 내수 3711만톤 이래 가장 적은 규모다.
시멘트업계는 1997년 시멘트산업 사상 최대 실적인 6175만톤을 기록했다. 이듬해 IMF 외환위기로 4461만톤으로 급락한 바 있다. 2017년 5671만톤까지 회복했으나 불과 8년만인 올해 무려 2000여만톤이 급감했다.
올해 시멘트 내수 급감의 주요원인으로는 주요 선행지표인 건설수주가 급격히 감소(18.9%)한데다 동행지표인 건축착공, 건설기성마저 전년동기(1~7월) 대비 각각 12.8%, 18.1% 감소한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 주도의 SOC사업 예산 또한 최근 몇년 동안 하락세인 점도 한몫했다.
협회는 내년 시멘트 수요전망도 올해보다 다소 하락한 3600만톤(전년 대비 1.4%↓, 50만톤)으로 전망했다. 건설착공 부진의 지속으로 건설현장 가동이 줄고 건설업계의 수익성 하락을 주도한 만성적인 자금문제(PF리스크, 대출 연체율 상승 등), 건설공사비의 폭증 등으로 시멘트 수요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6일 정부에서 발표한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감축안도 시멘트업계에 큰 부담이다.
2018년 대비 53~61% 감축안을 준수하려면 시멘트업계의 생산시설이나 감축기술 수준을 고려할 때 달성 가능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 도입에 따른 물류비 인상도 걱정이다. 화물자동차 안전운임제의 경우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하면서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운반비가 약 40% 인상되는 등 3년간 약 1200억원을 늘어났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