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제주바다 스마트수조에 재현
해양과기원 해양배양센터 준공 … 기후변화대응·해양바이오산업화 연구
한국해양과학기술원(해양과기원)이 11일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제주연구소에서 ‘스마트 복합 해양배양센터’ 준공식을 열고 기후변화 대응과 해양생물소재 산업화 연구를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희승 해양과기원장은 “스마트복합해양배양센터 구축으로 기후변화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 보전과 해양생명자원연구의 중심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우리 연구 인프라와 축적된 성과로 국제사회가 직면한 해양 현안 해결과 지속가능한 바다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양과기원은 센터 안에 1200톤 규모의 ‘대형 인공해양생태계 구현 시스템’을 만든다. 조간대와 조하대의 생태계를 모방한 환경에서 열대화 갯녹음 방사능 등 해양기후·환경변화에 따른 해양생물 반응과 변화를 장기 모니터링하고 진단할 계획이다. 센터는 용암해수를 순환여과식으로 사용한다.
인공해양생태계 구현 시스템은 수온 온도 염분 수소이온농도지수(pH) 등 외부영향을 최소화하고 관찰하고자 하는 변수를 제어하는 기능을 갖춰 대형 수조 안의 해양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고 관리할 수 있다.
오철홍 해양과기원 제주바이오연구센터장은 “이를 통해 열대·아열대화로 인한 해양 멸종위기종과 수온 변화 등에 따라 서식지를 이동하는 이주종을 살아있는 상태에서 지속성있게 유지해 해양생명자원을 보존하고 산업적 활용가치가 높은 해양생물의 대량 배양기반도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양과기원은 제주의 청정 용암해수를 활용해 변화하는 해양환경에서도 해양생물자원을 안전하게 보존·활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해양환경을 재현해 해양현상을 과학적으로 규명·예측하는 테스트베드로서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양과기원은 이날 제주연구소 10주년 기념식도 열었다.
제주연구소는 2015년 제주해역과 동중국해 연구거점으로 출범한 후 제주권역 해양생물을 활용한 해양바이오산업화 연구, 기후변화 대응 해양환경 모니터링 등 지역기반의 핵심 연구를 수행해 왔다. 연구에 따르면 제주 바다는 모자반 생육지가 북상하고 해조류 생산량이 1990년대 대비 97% 감소했다.
제주연구소는 특히 수산부산물의 고부가가치화를 목표로 2022년부터 ‘해양수산 부산물 바이오소재화 기술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한국식품연구원 오건에코텍과 함께 연어부산물에서 피디알엔(PDRN)과 프로테오글리칸을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국산화 기술을 개발했다. PDRN과 프로테오글리칸은 의약품 기능성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핵심 소재로 국내 수요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해양미생물 기반의 신약 후보물질 개발 연구를 통해 항생제 내성균(슈퍼버그)에 대응할 신규 항행제도 발굴하고 있다. 지금까지 신규 선도물질 5종과 광범위 항생제 유도제 1종을 확보해 해양유래 항생제 개발 가능성을 보였다.
제주 =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