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많은 전남 ‘에너지 수도’에 도전

2025-11-12 13:00:34 게재

에너지 신산업 본격 육성

재생에너지기본소득 검토

태양광·풍력 발전이 풍부한 전남도가 재생에너지 이용과 효율을 높이는 에너지 신산업을 본격 육성한다. 또 태양광·풍력 발전에서 나오는 이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에너지 기본소득’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사업을 통해 ‘한국의 에너지 수도’로 성장한다는 게 전남도 장기 구상이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지역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6.6GW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산업통상부가 밝힌 발전 잠재량 역시 444.2GW로 전국 최대 규모이며, 전력 자립률 역시 198%에 이른다.

이렇게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할 실증 및 시범사업들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전남에서 속속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 사업은 차세대 전력망 구축사업과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RE100산업단지와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다소비 기업 유치 등이다.

최근 전남 전체가 지정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은 지역에서 만든 전기를 직접 사용한다. 민간 발전회사가 한국전력을 거치지 않고 기업과 주민에 전기를 직접 공급할 수 있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가상발전소(VPP) 설치로 재생에너지 약점인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에너지 신기술을 실험할 특례가 적용된다. 재생에너지와 ESS를 이용해 독립적 전력망을 구축하는 차세대 전력망 실증사업(마이크로 그리드)도 내년부터 2030년까지 본격 진행된다.

정부는 내년 예산 700억원 정도를 반영해 학교와 군부대, 농공단지와 스마트 팜 등에서 이 사업을 시범실시 한다. 이와 함께 전기요금이 급격히 상승한 여수 석유화학단지와 광양제철산업단지, 대불산업단지에서도 차세대 전력망 구축사업이 검토되고 있다.

전국에서 처음 지정될 RE100산단도 전남이 유력하다. 내년 3월 지정 예정인 이곳에는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기업들이 입주해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한다. 현재 유력한 곳은 국가 AI컴퓨팅센터, 챗GPT 제조사 오픈AI와 SK그룹 데이터센터 등이 들어설 해남·영암 기업도시다.

이처럼 전남 곳곳에서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면서 윤석열정부 때 침체됐던 업계가 모처럼 도약의 기회를 맞이했다. 태양광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 중인 ㄱ(57)씨는 “대기업에 편중되지 않는다면 중소기업이 성장할 다양한 기회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에너지 신산업 육성에는 나주에 있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과 한국전력을 비롯해 발전자회사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전남도는 재생에너지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에너지 기본소득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기본소득은 전남 신안에서 시작한 햇빛연금을 전남 전체로 확대하는 개념이며, 태양광과 풍력발전 인허가 때 주민 참여를 보장한다. 신안과 여수(13GW) 등에서 추진되는 대규모 풍력발전에도 주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접목한다. 또 산업단지에 대규모 ESS 설치 때도 반영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에너지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현재 6.6GW에서 2030년 29GW, 2035년 58.6GW로 대폭 확대해 연간 1조원 규모 에너지 기본소득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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