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위스키도 ‘한류 열풍’ 동참하나
기원, 세계주류품평 2관왕
남양주 물맛·풍미로 ‘존재감’
한국 토종 위스키가 세계 주류품평회에서 잇따라 최고상을 거머쥐며 세계 위스키시장에서 한류 붐을 일으킬 조짐이다.
국내 첫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은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인 ‘샌프란시스코 세계주류경연대회(SFWSC) 2025’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베스트 오브 클래스’를 수상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경연대회엔 70여개국, 200여명 위스키업계 관계자와 세계적인 주류 브랜드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기원이 수상한 위스키 이름은 시그니처다. 셰리와 와인 캐스크에서 숙성한 달콤한 풍미와 한국적 스파이스(매운맛) 균형감에 심사위원단이 높은 점수를 줬다고 기원 측은 설명했다. 기원에 따르면 대상은 최종 후보에 오른 5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엄격한 추가 블라인드 테이스팅(풍미 맛 등 시험)을 거쳐 최고 제품에만 수여한다. 이번 경연에선 기원을 비롯 대만의 카발란, 인도의 암룻 등 쟁쟁한 브랜드들이 최종 경합을 벌였다.
기원은 ‘시그니처’뿐아니라 ‘유니콘’이란 위스키로도 좋은 성적을 냈다. 모든 심사위원의 만장일치 평가를 받아야만 주는 ‘더블 골드’에 올랐다. 기원은 앞서 두달 전인 9월 영국 국제 와인 & 스피릿 대회(IWSC) 2025에서도 ‘최고상’을 수상했다.
세계에서 유례없이 최단기간에 양대 국제주류품평회를 석권하며 K-위스키의 위상을 세계 정상권에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기원 측은 “같은 해에 세계 3대 주류 품평회에서 2관왕을 석권한 브랜드로 기록됐다”며 “한국 위스키 역사상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최단 기간 기록”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위스키가 세계무대에서 품질 경쟁력을 인증받았음을 보여주는 성과라는 평가를 주류업계는 내놓고 있다.
도정한 기원 위스키 대표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대회에서 짧은 기간 내 연이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한국 위스키가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한편 기원 위스키는 2020년 6월부터 경기도 남양주에서 생산하고 있다. 초기 증류소 설립에 재미교포 창립자, 스코틀랜드 출신 마스터 디스틸러가 참여했다. 전통 스카치 방식과 장인정신을 강조하며 생산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등 높은 품질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기원 관계자는 “남양주 깨끗하고 풍부한 물과 뚜렷한 사계절 연교차의 변화는 기원 위스키만의 독특한 풍미를 구현해 현재까지 50회가 넘는 국제 주류품평회에서의 수상을 했다”고 강조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