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산불에 놀란 경북도, 벌써부터 대비태세
10월 1일부터 산불조심기간
훈련에 대형 헬기 2대 투입
올해 초 초대형 산불로 역대급 피해를 입은 경북도가 산불조심강조기간을 앞당기고 산불대응훈련에 대형임차헬기 배치로 장비를 보강하는 등 서둘러 산불 대비태세로 전환했다.
13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는 우선 산불조심기간을 10월 1일부터 내년 5월 15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통상은 11월 1일부터다.
재난대응 훈련도 대형산불에 맞춰 진행됐다. 도는 지난 5일 구미 금오산 일원에서 ‘2025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했다.
범정부적 종합 훈련이었지만 경북도는 올해 훈련 재난 유형을 ‘대형산불’로 정해 실제 재난상황 전 과정을 포함한 토론형과 현장형 통합훈련으로 진행했다.
훈련은 산불 징후 감지 및 초기대응 체계 가동, 병원·호텔·문화재로 확산하는 복합 재난 대응, 주민 대피 및 통신두절 상황 대응, 야간 지상 진화 작전, 피해 수습 및 복구계획 수립 등에 초점을 맞췄다.
경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와 구미시 현장통합지휘본부 간 지휘·통신·자원 배분체계, 인근 김천시와 칠곡군이 협업 대응에 참여한 광역 단위 대응 체계 등도 검증했다.
훈련의 핵심은 주민 주도형 자율대피 훈련이었다. 마을순찰대와 자율방재단이 참여해 대피 명령 전달·취약계층 지원 등 실질적인 대피체계를 점검했다.
또 드론 실시간 영상전송, 재난안전통신망 산불관제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현장 상황 전파와 의사결정 신속성을 높였다. 특히 안동 ‘만휴정’ 화재 사례를 참고해 국가유산 명승 ‘채미정’에 방염포와 살수장비를 활용해 실제 화재 상황을 가정한 문화재 보호 훈련도 했다.
경북도는 훈련 결과를 토대로 ‘도민이 안심할 수 있는 현장 중심 안전시스템’을 확립할 방침이다.
대형 임차헬기 배치로 산불대응력도 강화했다. 경북도 소방본부는 대형헬기 KA-32(카모프) 2대를 지난 1일부터 2026년 5월 31일까지 운영해 초대형산불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했다.
KA-32헬기는 헬기에 쉽게 탈부착이 가능하고 담수시간도 빠른 5000ℓ 용량의 대형 ‘밤비버킷’을 장착해 공중에서 광범위한 산불 진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해상 비행 능력도 갖추고 있어 울릉도 등 원거리 재난 발생 시에도 긴급출동이 가능하다.
경북소방은 지상 소방력(119산불특수대응단·소방서 산불신속대응팀)과 공중 소방력(대형임차헬기 2, 소방헬기 2)의 입체적 산불 진화와 단일화된 지휘 체계를 갖춰 산불 대응의 기동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대형 헬기를 투입해 산불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산악 도심 복합 지형에 맞춘 전략적 산불대응체계 전환의 시작”이라며 “공중과 지상 입체적 진화 체계를 통해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