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연말 노조 집행부 선거 잇따라
국민·우리 등 내달 초 예정
금융노조, 리턴매치 가능성
연말을 맞아 은행권 노조 집행부 선거가 잇따라 열린다. 주요 시중은행과 상급 산별노조인 금융노조가 다음달 동시에 선거를 예고하면서 결과에 따라 노조 내부와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지부와 우리은행지부 집행부 선거가 다음달 1일과 2일 잇따라 열린다. 두 노조 모두 현 위원장이 재선에 나서고 여기에 2명 정도의 후보가 도전장을 내미는 양상이다. 다음달 16~18일 선거를 공고한 금융노조도 현 위원장과 지난해 낙선한 후보가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지부는 지난주 후보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현 김정 위원장이 재선을 위해 출마한 가운데 김명수 후보와 노인호 후보가 도전하고 있다. 김 위원장과 노 후보는 현재 집행부에서 함께 활동하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분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 모두 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인 박홍배 전 위원장 집행부에서 함께 하기도 했다. 김 후보는 지난해 금융노조 집행부 선거 당시 부위원장으로 출마해 낙선한 이후 이번에 다시 나섰다.
우리은행지부도 현 박봉수 위원장이 출마한 가운데 이동혁 후보와 최인범 후보가 나섰다. 이 후보는 박 위원장 집행부에서 부위원장을 했고, 최 후보는 전임 박필준 위원장 때 박 위원장 등과 함께 활동했다. 우리은행지부 선거를 다소 혼탁한 양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 집행부 안에서 내분이 일어나 고소고발 건으로 이어지고, 일부 집행부 간부에 대해 면직 처리하면서 상호간 불신이 커졌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두 은행 노조 선거 양상은 재선에 나선 현 위원장의 방어와 도전하는 후보들의 공세가 예상된다. 결선투표로 갈 경우 후보간 연대 여부 등도 투표결과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앞서 4대 시중은행 가운데 하나은행지부는 지난달 31일 투개표를 통해 현 윤석구 위원장이 당선됐다. 윤 후보는 단독 출마해 투표율 90.15%, 찬성률 98.82%로 당선됐다고 지부측은 발표했다. 신한은행지부는 지난해 12월 김용환 위원장이 당선돼 올해는 선거가 없다.
한편 은행권 관심은 금융노조 집행부 선거로 모아지고 있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금융공기업 등이 참여하는 금융노조는 조합원만 10만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산별노조이다. 주요 은행장과 금융공기업 대표 등이 참여하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노사교섭의 한 주체로 임금과 각종 근로조건, 사회·정치적 현안에 목소리를 내면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다.
이번 금융노조 선거는 아직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현 김형선 위원장과 윤석구 하나은행지부 위원장이 지난해에 이어 리턴매치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금융권 한 인사는 “지난해 선거에서 탈락한 윤 위원장이 하나은행지부 재선에 성공하면서 금융노조 위원장에 대한 재도전 의사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조합원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주요 시중은행지부 집행부와 조합원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선거결과에도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