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팜유 국내소비 확대…세계 공급난 우려

2025-11-14 13:00:01 게재

내년 바이오디젤용 팜유 비율

40%에서 50%로 올릴 방침

세계 최대 팜유 생산국인 인도네시아가 국내 바이오디젤 확대 정책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팜유 시장이 공급 부족과 가격 급등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정부는 현재 바이오디젤에 섞는 팜유 비율(B40)을 내년 하반기부터 50%(B50)로 높일 계획이다. 이는 막대한 연료 수입 부담을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려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부터 모든 경유 차량과 기계류에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 사용을 의무화했고, 혼합 비율도 20%에서 시작해 지난해 35%, 올해 40%까지 확대했다. B50이 도입되면 국내에서 소비되는 팜유가 크게 늘어 수출 물량이 자연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중부 칼리만탄주 한잘리판 마을의 멜라티 한잘리판 협동조합 팜유 농장에서 한 노동자가 수확한 팜 열매 송이를 차량에 싣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팜유는 식용유뿐 아니라 초콜릿, 화장품 등 다양한 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대표적인 식물성 기름이다. 세계 시장에서 인도네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수출 감소는 곧 글로벌 공급 쇼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올해 팜유 가격은 수요 불확실성과 재고 증가로 변동성을 보였지만, 현재 t당 4,145링깃 수준으로 연초 대비 6%가량 낮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팜유협회는 “B50 정책이 예정대로 시행될 경우 내년 상반기 가격이 t당 5000링깃(약 177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1분기 5500링깃(약 195만원)까지 치솟아 3년 만의 최고가를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수출 축소는 가격 상승뿐 아니라 국제 교역 패턴 변화도 초래한다. 인도네시아는 팜유 사용 확대에 따라 올해 3100만t 규모의 수출량이 내년 2600만t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인도, 중국 등 최대 수입국은 대체 공급처를 찾아야 한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가 수출 관세를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되며, 이로 인한 비용 부담이 영세 농가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산하 BMI는 “수출보다 국내 바이오디젤 생산을 우선하려면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불가피하며, 이는 전통적 수입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인도네시아의 바이오연료 확대 정책은 국내 에너지 안보에 긍정적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동시에 글로벌 팜유 시장에는 공급 축소와 가격 상승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만들어내고 있다.

김상범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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