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독서’어렵고 영어 1등급 3%대 추정

2025-11-14 13:00:28 게재

작년보다 어려워진 수능 … 사탐·과탐 난이도 불균형 우려

13일 치러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수학·영어 영역 모두 전년도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어 ‘독서’ 영역 난도가 높았고 영어는 1등급 비율이 3%대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됐다.

EBS현장교사단 총괄을 맡은 윤윤구 한양대사대부고 교사는 “전체 난도는 작년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나 최상위권 변별을 위한 문항들이 전년도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방이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3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영복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시험장을 나서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영역별로는 EBS 국어 대표강사인 한병훈 충남 덕산고 교사는 “독서의 난도가 올라갔지만 문학이나 선택과목의 난도는 낮아졌다”며 “작년 수능에 약간 근접하고 유사한 난이도를 전체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BS 수학 대표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수학은 전체적으로 작년 수능과 유사하지만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한 문항도 적절히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BS 영어 대표강사인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영어는 내용이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려운 지문은 배제하면서도 선택지의 오답 매력도를 전반적으로 높여 변별력을 확보했다”며 “작년 수능보다는 다소 어렵고 9월 모의평가와는 비슷하다”고 판단했다.

입시업체들도 작년 수능보다 어렵다는 견해를 내놨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작년에 비해 확실히 어렵게 출제됐다”며 “국어와 수학은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난이도로 출제됐고 영어는 9월 모의평가보다 좀 더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국어 1등급 커트라인(원점수 기준)은 ‘언어와 매체’ 선택 수험생의 경우 85점 ‘화법과 작문’ 선택 수험생은 89점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수능이 각각 92점 95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등급 커트라인이 7점 6점 하락한 셈이다. 작년 수능보다 많이 어려워져 2~3개를 더 틀려도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수학은 ‘확률과 통계’ 90~92점 ‘미적분’ 86~88점 ‘기하’ 88~89점에서 1·2등급이 나뉠 것으로 전망됐다. ‘미적분’과 ‘기하’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확률과 통계’는 작년보다 2~4점 낮은 수준에서 1·2등급이 구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학원은 영어 1등급 비율을 3.8%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수능 1등급 비율 6.2%보다 2.4%p 낮고 9월 모의평가(4.5%)보다도 낮은 수치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이래 1등급 비율이 3%대로 내려간 적은 없었다.

올해 최대 변수인 ‘사탐런’으로 선택과목에 따라 수험생 간 유불리 현상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로학원은 “사탐 9개 과목 중 선택 비율이 36.0%로 가장 높은 사회문화는 전년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됐고 접수 비율이 30.8%인 생활과윤리는 전년 대비 쉽게 출제됐다”며 “가장 많은 선택 과목 두 과목에서 난이도 불균형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과학탐구에서도 접수 인원이 많은 지구과학Ⅰ(35.3%)은 전년보다 다소 쉽게 생명과학Ⅰ(34.3%)은 전년 대비 다소 어렵게 출제돼 난이도 불균형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윤 교사는 “사탐런 현상의 본질은 부화뇌동이라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며 “소수의 성공 사례 때문에 자꾸 급격히 번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사탐런이 이뤄지는 일부 과목의 밀집도가 높아지면 어쩔 수 없이 난이도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선택과목 접수가 가장 높은 이들 4과목에서 표준점수 차가 발생해 대학별 반영 방식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55만4174명으로 전년보다 3만1504명(6.0%) 늘면서 2019학년도 이후 7년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출산율이 높았던 ‘황금돼지띠’인 2007년생이 고3으로 수능을 보면서 재학생이 3만1120명 증가한 37만1897명(67.1%)으로 집계됐다.

입시업체 유웨이는 “고3 수험생 증가와 의대 모집 인원 원점 회귀로 졸업생 지원자가 감소하면서 졸업생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기 쉽다”며 “고3 수험생이 많아서 정시에서 이들이 비중을 늘리면 졸업생이 들어올 자리가 좀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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