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 건조 국책사업단 빨리 만들어야

2025-11-17 13:00:02 게재

한화오션·HD현중 건조가능 … 마스가 투자 트럼프 임기 안에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하면서 이를 추진하기 위한 국책사업단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해군 잠수함장과 핵추진 잠수함 사업단장을 역임한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16일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있는 조선소를 두 개 갖춘 나라는 한국뿐”이라며 “국책사업단을 빨리 만들어서 관련 부처들이 힘을 합쳐 국가 기술력을 총결집해 현실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잠수함과 소형모듈원자로(SMR)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어 예산 지원만 뒷받침되면 10년 안에 이를 전력화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이사(왼쪽 첫번째)가 대릴 커들(두번째) 미국 해군참모총장에게 함정 건조 현장에서 한화오션의 기술력을 소개 하고 있다. 사진 한화오션 제공

문 교수는 “(핵잠 건조 기간은) 원자로 만드는 기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선체는 기본설계와 예산만 잘 반영하면 얼마 안 걸린다”며 “예산을 제 때 반영해 주고 공개추진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해군은 적극 추진 의사를 확인했다. 해군은 17일 내일신문에 “대한민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추진에 대한 한·미 양국 정상의 정책발표와 미국의 승인에 따라 양국은 향후 분야별 세부적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해군은 관련되는 사항을 단계적인 절차에 맞춰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기선(왼쪽) HD현대 회장이 15일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한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HD현대 제공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논란이 된 핵잠 건조장소 문제는 국내 건조로 매듭됐다는 데 이견이 없다.

14일 한·미 양국은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에 “미국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했다”며 “미국은 이 조선 사업의 요건들을 진전시키기 위해, 연료 조달 방안을 포함해 해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하고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핵잠수함을 어디서 건조할지 결정이 됐냐’는 질문에 “(한·미) 정상 간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 내 건조를 전제로 진행됐다”며 “일단 (국내로) 정리됐다고 본다”고 답했다.

해군 대령 출신 임명수 이화여대 특임교수도 “조인트 팩트시트에는 건조장소에 대한 언급이 없고, 필리조선소는 잠수함 건조능력이 없다”며 “핵잠 건조 장소는 한국이라는 데 대한 이견은 해소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군사용 잠수함 건조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담당했다. 삼성중공업은 소형모듈원자로를 개발하고 있지만 방위산업은 하지 않고 있고, HJ중공업도 군함 등 특수선을 건조하지만 잠수함 건조 실적은 없다.

이날 한·미 양국이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한국은 마스가(미국조선산업 부흥) 프로젝트에 필요한 1500억달러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임기인 2029년 1월 19일까지 투자해야 한다.

1500억달러는 한국의 직접투자(FDI)와 선박금융(대출) 보증 등으로 구성한다. 한국이 양해각서에 따른 투자를 지원하지 못할 경우, 미국은 미국 대통령이 정하는 요율로 한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조항이 담겼다.

한화가 지난 8월 필리조선소에 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내용이 마스가에 담길지 여부도 협의해 나가야 한다. 관련 한화그룹은 마스가 프로젝트로 진행한다는 입장이고, 정부는 아직 지원한다고 밝힌바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한·미 관세협상 타결로 마스가 프로젝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15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를 방문해 최고 수준의 조선 기술 역량을 확인하고 마스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커들 총장은 이에 앞서 14일 서울에서 내·외신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한국 핵잠이 중국 억제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 잠수함이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되리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고 말했다.

정연근 정재철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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