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해 불안 여전, 걸프 긴장 추가
후티반군 조건부 공격 중단
이란혁명수비대 선박 나포
수에즈운하를 통항하는 선박이 증가하고 있지만 홍해 항행에 대한 안전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걸프해역에 대한 안전항해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14일 싱가포르행 석유화학 제품을 실은 유조선을 불법 화물운송 등의 혐의로 걸프 해역에서 나포했다. 이란이 선박을 나포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이다.
마샬제도 국기를 단 유조선은 고황유(High-sulfur gasoil)를 싣고 아랍에미리트 해안 인근을 항해 중이었다고 알려졌다.
해당 선박 소유주는 키프로스에 기반을 둔 파샤파이낸스다.
미국 정부 관계자와 해상 보안 소식통들은 이란군이 석유제품 운반선을 나포해 이란 영해로 이동시켰다고 확인했다. 이란은 6월 미국이 동참한 이스라엘의 12일간 공습 이후 이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축소해 왔다. 미군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다”며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의 좁은 입구로 세계 원유 교역량의 20%가 통과하는 곳이다. 미 해군은 바레인에 주둔하는 제5함대를 통해 중동 지역을 순찰하며 항행의 자유를 지키고 있다.
이에 앞서 11일 후티반군이 하마스 군부에 보낸 서한이 공개되면서 홍해를 항해하는 선박의 안전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해운조선 전문 미디어 지캡틴과 AP통신에 따르면 후티반군의 유세프 하산 알 마다니 참모총장은 하마스 군부 카타이브 알 카삼에 보낸 공식 서한에서 “우리는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있으며 적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침략을 재개할 경우 시온주의 단체 깊숙한 곳에서 군사 작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홍해와 아라비아해에서 이스라엘의 항행금지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해 항행 선박에 대한 공격을 하지 않겠지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재개하면 다시 선박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였다.
후티반군은 2023년 10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발발 이후 홍해를 항해하던 상선 100척 이상을 표적으로 공격해 선박 4척이 침몰하고 8명의 선원이 사망했다.
홍해와 연결된 수에즈운하 통항 수수료를 받고 있는 수에즈운하청은 올해 10월은 홍해 위기 이후 가장 많은 선박이 통항했다고 밝혔다. 수에즈운하청에 따르면 10월에는 299척의 선박이 운하를 통항했다.
프랑스 선사 CMA CGM은 특히 “수에즈운하 외에 대안은 없다”며 최근 1만7859개의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을 수에즈운하와 홍해를 거쳐 운항했다. 하지만 높은 해상보험비용 등 수에즈운하 정상화에는 여러 어려움이 남아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