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돌봄체계 “간호사가 중심에 선다”

2025-11-17 20:15:33 게재

간협, 간호법 제정 이후 첫 6대 정책과제 발표

간호협회가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17일 열린 ‘2025 간호정책 선포식’에서 간호계는 간호법 제정 이후 처음으로 향후 국가 보건의료 방향을 이끌 정책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 슬로건은 ‘간호사 중심의 협력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간호·요양·돌봄 통합체계 완성’으로 고령화 심화와 지역사회 돌봄 확대 등 변화한 보건의료 환경 속에서 간호사의 역할을 국가 정책의 중심축으로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 진입과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국가적 돌봄 체계 구축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며 “이제는 치료 중심 의료에서 벗어나 의료·요양·지역 돌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통합 돌봄체계가 국가적 의무가 됐다”고 말했다.

간호협회 2025 간호정책 선포식
간호협회 2025 간호정책 선포식

대한간호협회는 지난 100년간 보건의료 발전과 여성 인권 신장을 이끌어 온 조직으로서 새로운 돌봄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고 오늘 선포한 ‘간호사 중심 협력 거버넌스’는 간호·요양·돌봄을 아우르는 국가 인프라를 새롭게 설계하겠다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환자는 병원 밖에서도 지역 돌봄체계와 자연스럽게 연계되고, 고령자·만성질환자·취약계층은 끊김 없는 통합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이고 간호사는 의료와 돌봄을 잇는 핵심 전문 인력으로서 그 역할을 더욱 확실하게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번 간호정책 선포식은 간호계만의 행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돌봄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출발점”이라며 “간호계는 정부·국회·지자체·의료·요양기관과 협력해 대한민국형 통합 돌봄 모델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간호협회는 올해 추진할 6대 간호정책 과제로 △간호·요양·돌봄 통합체계 구축 및 운영 △환자 만족도·업무량 기반 간호사 배치기준 마련 △현장 밀착형 간호교육 혁신 △숙련도 기반 간호관리료 차등제 개편 △AI 기반 간호교육 표준모형 개발 및 디지털 인프라 확충 △간호의 질 향상을 위한 공정 보상체계 구축을 제시했다. 신 회장은 “여섯 가지 과제는 단순한 제안이 아니라 국가 건강정책을 좌우할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행사 후반에는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달았다. 관객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핵심 슬로건을 외쳤고, 체육관을 가득 채운 휴대폰 플래시가 켜지며 “간호사 중심의 협력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간호·요양·돌봄 통합체계 완성”이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신 회장은 “‘간호사 중심의 간호-요양-돌봄 통합체 완성’을 목표로 최근 법제화 성과를 기반으로 간호사의 역할을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확장할 것”이라며 “재택간호 활성화, 장기요양보험과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 간호 인재 혁신 등을 추진해 국민의 평생 돌봄을 책임지는 새로운 돌봄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역설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간호법 제정 등 간호계의 숙원을 위해 노력해 온 간호계 지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면서 “간호계 현안을 함께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도 “간호는 의료뿐만 아니라 국가 돌봄체계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간호사의 역할은 앞으로 더 넓어지고 더 중요한 책임을 맡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여러분과 협력하며, 체계적인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영상 축사에서 전했다.

한편 올해 간호대상은 이경식 전 연세대 석좌교수가 수상했다. 이 박사는 국내 보건간호 발전의 초석을 다지고, 간호전문직의 사회적·국제적 위상 제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고려대 간호학과 재직 시절 보건간호학을 독립된 전문 영역으로 확립하고 예방·교육·정책을 통합한 현대적 보건간호 교육체계를 정립한 점도 높이 평가됐다.

특히 1978년 우리나라 여성 의료인 최초로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 국장급을 맡아 국제 보건사업을 총괄했다. 그는 WHO 소속 35개 국가의 1차 보건의료 사업을 지휘하며 ‘저비용·고효율 보건서비스’ 개념을 정립했고, 간호 인력이 공중보건의 핵심 인력으로 인정받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초대 보건간호사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 중심의 보건의료체계 강화에도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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