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흥함이 시작되는 곳, 시흥(始興)
경기도 시흥(始興)시는 ‘흥함이 시작되는’ 도시다. 300년 전 조성된 호조벌은 백성을 먹여살리는 생명의 땅이었고 관곡지에서 싹틔운 전당홍 연꽃씨는 한반도 전역에 꽃을 피웠다. 내륙 깊숙이 자리잡은 시흥 갯골에는 다양한 동식물이 세대를 이어 살아가고 국내 최대 산업단지인 시흥스마트허브는 수십 년간 대한민국 제조업 발전을 이끌어 왔다. 시흥 땅에는 오랜 시간 켜켜이 쌓인 번영과 성공의 기운이 그득하다.
뿌리 깊은 흥함의 기운이 이제 바이오로 이어지고 있다. 바이오는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시흥의 미래 지형을 바꾸기 위한 확신의 승부수였다. 이 담대한 도전으로 시흥은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시흥시는 세계 1위 바이오 메가 클러스터를 비전으로 한 ‘국가첨단전략산업 바이오 특화단지’에 선정됐다. 특화단지 지정 1년여 만에 국내 대표 제약사 ‘종근당’을 유치했고, 국내 최초 AI·바이오 융합 병원인 ‘시흥배곧서울대병원(가칭)’이 건립 협약 6년 만에 첫삽을 떴다. 시흥의 미래가 자라날 전국 유일의 서울대 협력 과학고 ‘시흥과학고’도 들어선다. 호수에 떨어진 돌 하나의 파동처럼 하나의 성과가 또 다른 진전을 이끌며 ‘시흥 바이오 제철소’를 실현하고 있다.
‘바이오’ 시흥의 미래 지형 바꿀 승부수
시흥이 바이오산업을 집적화하며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면 기업이 찾아오고 인프라가 따라오고 일자리가 늘어난다. 일자리는 다시 인구와 소비를 불러 전체적인 지역 경제를 성장시킨다. 기업 유치와 병원 조성 등을 통해 확보한 재정은 원도심 활력과 안전·복지·교육·문화 정책 등의 재원으로 쓰이며 고스란히 시민의 삶으로 환원될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중앙정부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재원을 순환시키며 스스로 성장하는 힘도 가질 수 있다. 바이오가 소수를 위한 정책도, 특정 지역만을 위한 이익도 아닌 이유다.
‘함께 성장’하는 상생은 시흥 발전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밀도 있는 거점 육성으로 이익의 선순환을 이루고 도시 전체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숙명과도 같은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각각의 지역이 제 빛깔로 빛나도록 특성에 맞는 기능을 부여하고 상호 연결성을 높이는 적극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인천광역시와의 초광역 연계에 유리한 시흥 남부권은 글로벌 AI·바이오 혁신 생태계로, 시흥시청이 위치한 중부권은 복합 행정타운 조성을 통한 새로운 랜드마크로, 경기도 두번째 과학고가 문을 열 북부권은 K-바이오를 이끌 인재 양성의 산실로 육성한다. 또 기적의 시화호를 품은 거북섬은 서해안 대표 해양레저관광 거점으로, 오랫동안 도시의 든든한 뿌리가 되어온 원도심은 역사적·문화적 가치 회복의 중심지로 도약할 것이다. 모든 지역이 도시의 경쟁력이자 하나의 시흥을 만드는 한몸이다.
도시의 균형 발전을 위한 우리의 부단한 노력이 막혀있는 길을 트고 또 다른 성장 동력을 촉진하리라 기대한다. 시흥은 AI·바이오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정왕지구 개발제한구역 해제, 시흥과 인천을 연결할 배곧대교 건설, 시화호 거북섬 세계화를 위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착공 등 여전히 수많은 도전과 기회 앞에 서 있다. 그간 내실 있게 다져온 시흥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멈춰있는 사업들을 현실화하는 데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시흥의 흥함 대한민국의 흥함으로 이어져
다시, ‘시흥’이다. 이 도시의 흥함이 60만 시흥시민의 흥으로, 대한민국의 흥함으로 이어지길 마음 깊이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