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서부전선 이상없나

2025-11-18 13:00:02 게재

동쪽 태평양운임 하락

서쪽 유럽노선 운임 방어

다시 하락하는 컨테이너운임지수가 세계 컨테이너해상운임시장은 구조적 하락세라는 것을 보여준다.

전쟁이나 코로나팬데믹 등 전염병, 가뭄으로 인한 파나마운하 통항 어려움같은 기후변화 등 외부충격으로 반등하는 경우가 아니면 선복량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물동량 증가율이라는 구조가 지배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홍해위기로 선복량 공급을 8% 흡수한 것으로 분석되는 아시아~유럽 항로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후티반군이 조건부 공격중단을 선언한 상황에서 가자지구 평화 여부에 따라 수에즈운하 정상화 여부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에즈운하가 정상화되면 희망봉을 돌아가며 운항거리가 증가한 해상운송 기간이 단축되면서 선복량 공급은 다시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고, 운임하락 압력은 더욱 강해진다.

선복량 기준 세계 2~3위를 다투는 프랑스 선사 CMA CGM은 홍해위기가 해소되고 수에즈운하가 정상화되기를 바라는 대표적 선사 중 하나다. CMA CGM은 최근 홍해 연안의 사우디아라비아 항구도시 제다에 항만터미널을 건설·운영하기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위해 ‘홍해 게이트웨이 터미널’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미국의 해운조선 전문미디어 지캡틴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과 비전을 공유한다. 건설 계획 중인 터미널의 처리능력은 260만TEU로, 이 터미널이 완공되면 RSGT의 연간 처리능력은 880만TEU로 확대된다. CMA CGM은 홍해의 안정과 수에즈운하 정상화에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1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월말 발표한 가자지구 평화구상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17일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발표한 부산발 K-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KCCI)는 일주일 전보다 4.8% 하락한 1760포인트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 이후 4주 연속 상승한 후 5주만에 내렸다. 지난주에는 상승폭이 0.8%로 6.7% 올랐던 그 전주에 비해 대폭 줄어들며 하락을 예고했다.

부산항을 출발하는 13개 글로벌 항로 중 북미서안 북미동안 등 7개 항로가 내렸고 중국 일본 등 2개 항로는 일주일 전과 같았다. 북유럽과 중동 동남아 등 4개 항로는 올랐다.

상하이해운거래소가 14일 발표한 상하이컨테이너해상운임종합지수(SCFI)도 2.9% 내린 1451.4포인트를 기록했다. 2주 연속 하락이다.

상하이항을 출발하는 13개 글로벌 항로 중 북미서안 북미동안 등 5개 항로가 내렸고 유럽 동남아 등 5개 항로는 올랐다. 지중해와 일본 서안·동안은 지난주와 같았다.

최근 컨테이너해상운임 동향은 아시아~태평양 항로가 하락세를 주도하고 아시아~유럽 항로가 하락을 방어하는 양상이다.

17일 해진공이 발표한 주간시황보고서에 따르면 북미항로 운항 선사들은 11월 운임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최근 선사들이 아시아~북미서안 항로에서 12m 컨테이너(FEU) 1개당 800달러의 일반운임인상(GRI)을 시도했지만 수요부진으로 GRI 직후 운임은 다시 약세로 전환된 바 있다.

북미동안 항로의 GRI도 무력화됐다. 해진공은 “연말 쇼핑시즌 화물이 이미 도착한 상황에서 10월 중국발 미국물량은 전월 대비 16% 감소하는 등 구조적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추가 GRI 시도에도 시장반응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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