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총장대행 체제 안정화 되나

2025-11-18 13:00:05 게재

‘대장동 항소 포기’ 내부 반발,검사장 잇단 사표

검사장 추가사의 주목 … 검찰조직 안정화 과제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 신임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검찰 수장을 맡게 되면서 검찰 조직 안정화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구자현 총장 대행이 첫 출근한 날 사법연수원 29기 동기인 박재억 수원지검장과 송강 광주고검장이 잇따라 사의를 표하면서 추가 사퇴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하지만 추가 사표가 18일 오전까지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조직이 새롭게 정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검찰 고위직에 공석이 많지만 추가 인사 여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자현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전날 공식적으로 첫 출근하며 검찰총장 직무대행 업무를 시작했다. 다만 대장동 1심 사건 항소 포기 사태의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이날 박재억 지검장에 이어 송강 고검장도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 10일 박 지검장을 포함한 검사장 18명 명의의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입장문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라온 지 한 주 만이다.

법무부가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전원을 평검사로 인사 조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 만이다.

박 지검장은 항소 포기에 반발해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입장문(집단성명)에 이름을 올린 검사장 18명 중 최선임이다.

검사장 집단 성명의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송강(29기) 광주고검장도 이날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찰 고위 간부들의 추가 퇴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이날 사의를 밝힌 고위 간부들은 신임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과 연수원 동기들이다. 앞서 퇴진한 노만석 전 총장 대행과도 동기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이후 검사장들의 이례적인 집단 입장 표명의 파문이 정치권으로 번지는 등 논란이 계속되자 숙고 끝에 사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줄사퇴’로 이어질지 여부는 고검장 및 검사장급이 포진해있고, 일선 지검장 주축 기수인 30~31기 중에서 퇴진자 여부, 직전에 검사장으로 승진한 32~33기 중에 얼마나 동참자가 있을 것인지 여부가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30기에는 이종혁 부산고검장,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을 비롯해 일선 지검장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이 있다.

일각에서는 후배 간부들도 그 뒤를 따르며 ‘검찰 지휘부 줄사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실제 사례들이 속출할지 여부는 속단하기 어려워 향후 며칠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현 검사장급 한 간부는 “박재억 지검장과 송강 고검장은 신임 구자현 총장 대행과 같은 연수원 동기인데다 이번 18명의 검사장들의 입장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것으로 판단된다”며 “더 이상 후배 검사장들의 사퇴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구자현 대행의 최우선 과제는 조직 안정화다.

구 대행은 이날 오전 8시 57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로 출근하면서 집단성명을 낸 검사장을 평검사로 전보 인사하는 정부의 방안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검찰 인사권자인 법무부 장관은 인사에 대해 검찰총장과 협의하게 돼 있다’는 취재진의 언급에도 침묵을 지켰다. 구 대행은 직무대행 임명 직후인 지난 14일 “검찰 조직이 안정되고 맡은 본연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구 대행은 16일 오후 2시쯤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법무부를 방문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면담을 진행했다.

구 대행은 관례적인 절차인 ‘부임 신고’를 하고자 정 장관을 찾았으나 정부의 검사장 강등 인사 검토 논란이 확산하면서 두 사람 간 만남에 이목이 쏠렸다.

정 장관과 구 대행이 이날 만남에서 어떤 의견을 교환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검찰 조직의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은 17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빨리 국민을 위해 법무나 검찰이 안정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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