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건설 이어 DL이앤씨 현장서도 노동자 사망
노동부·해경, 사고경위 파악
사측, 작업 중단 후 공식 사과
DL이앤씨가 시공 중인 부산항 진해신항 건립(매립) 공사 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바다에 빠져 숨졌다. 사고가 발생하자 사측은 현장의 모든 작업을 중단하고 공식 사과했다. 앞서 지난 8월에는 DL이앤씨의 자회사인 DL건설에서도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 대표이사 등 임원진 일부가 사고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창원해양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따르면 17일 오전 8시 39분 창원시 진해구 수도동 DL이앤씨가 시공 중인 부산항 진해신항 남측방파호안공사 현장에서 작업자 A씨가 물에 빠졌다.
해상 공사용 자재를 하역하는 작업 도중에 사고를 당한 A씨는 주변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 그러나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1시간 30분여 뒤 끝내 숨을 거뒀다.
당시 A씨는 육상에 계류 중이던 300톤급 바지 시멘트 벌크선으로 시멘트를 실어나르는 작업을 하다 바다에 추락했다. 구명조끼를 착용한 상태였지만 화를 입었다. A씨는 시공사인 DL이앤씨의 하청업체 B건설회사 소속이다.
신고를 접수한 창원해경은 경비함정과 연안구조정, 구조대 등을 현장으로 급파, 구조된 A씨에 대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 후송을 지원했다.
DL이앤씨 사업장은 중대 재해 의심 사고가 발생하면서 현재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파견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창원해경도 신고자·목격자, 업체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하자 DL이앤씨는 이날 박상신 대표이사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시공사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진심을 다해 고인에 대한 명복을, 그리고 감당하기 어려운 슬픔 속에 계실 유가족 여러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DL이앤씨는 무거운 마음으로 해당 현장의 모든 작업을 중단했으며 유사 공정 작업이 진행 중인 현장의 작업도 중단했다”며 “또한 전 현장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사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즉시 시행하고,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해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근본적인 원인 분석을 통해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를 재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8월 DL이앤씨의 자회사 DL건설의 경기도 의정부시 신곡동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도 작업 중이던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DL건설의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진 전원이 사망사고 책임을 지고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이후 DL건설 대표와 일부 임원의 사표가 수리됐다.
장세풍·한남진 기자 spj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