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탐런 71.7% 만족에 입시 왜곡 우려
2027학년도 쏠림 더 심화되나 … 입시 안정성 문제 지적
수능 직후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사회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의 71.7%가 “잘한 선택”이라고 답했다. 이는 2026학년도 입시의 중대 변수로 떠오른 사탐런 현상이 수험생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입시전문업체 종로학원이 11월 13일 수능 직후 6시간 동안 수능 응시생 46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사탐런 선택에 대해 “매우 잘한 선택” 39.1%, “잘한 선택” 32.6%로 나타났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3.9%, “잘못한 선택”은 4.3%에 그쳤다.
이번 수능에서 가장 못 본 과목으로는 국어가 50.0%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탐구 21.7%, 수학 16.3%, 영어 12.0% 순이었다. 예상 점수와 비교해 “못 봤다”는 응답이 53.3%로 절반을 넘었고, “잘 봤다”는 15.2%에 불과했다.
탐구 과목 난이도는 사탐이 “어려웠다”는 응답이 56.1%로 과탐 48.6%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탐 응시생 중 “매우 어려웠다” 22.8%, “어려웠다” 33.3%였고, 과탐은 각각 20.0%와 28.6%였다.
국영수 난이도는 국어가 77.2%로 가장 어려웠다는 응답이 많았다. 영어는 58.7%, 수학은 50.0%가 “어려웠다”고 답했다. 1교시 국어 과목이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교시까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정시 지원 전략으로는 “적정 지원” 67.4%, “하향 안정지원” 21.7%로 보수적 지원 의사가 89.1%에 달했다. “재수 각오 상향 지원”은 10.9%에 그쳤다.
사탐런은 자연계열(이과) 학생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탐구 영역에서 과학탐구 대신 사회탐구로 바꿔 응시하는 입시 전략이다. 기존에는 공대 의대 자연과학 계열 진학을 위해 자연계 학생이 과탐(물리 화학 생명과학 등)을 필수로 응시했지만, 최근 문이과 통합 수능과 대학들의 탐구 선택 자유화로 사탐런 현상이 늘어났다. 특히 2025학년도부터 주요 대학들이 이공계 과탐 필수 응시 조건을 폐지하거나 완화하면서 과탐에서 점수 얻기 어려운 학생들이 사회탐구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사탐 과목은 암기식이고 단기간 점수 상승이 상대적으로 용이해 진로 적성이나 종합적 사고력보다는 점수 유불리만을 추구하는 ‘제도형 게임’으로 교육 취지가 왜곡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사탐런 현상은 입시 안정성에 있어 중대한 문제로 인식해야 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