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국내 은행 첫 폴란드법인 영업 개시
이르면 다음달부터 현지서 우리 중소업체 지원
김성태 행장, 실리콘밸리서 스타트업 지원 나서
내년 초 임기만료 앞두고 해외사업 성과 가시화
IBK기업은행(은행장 김성태)이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심에서 미국과 유럽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려는 계획이다. 내년 초 임기가 만료되는 김성태 행장의 의지도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달 유럽내 또 다른 거점이 될 폴란드법인이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 글로벌사업을 총괄하는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법인 설립인가를 받은 데 이어 빠르면 다음달 영업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막바지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내 은행 가운데 폴란드 현지법인은 이번이 처음으로 향후 동유럽을 중심으로 새로운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일부 은행이 폴란드에 지점 형태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현지법인은 지금까지 없었다. 은행이 국외에 법인을 갖고 있는 것과 단순히 지점 형태로 영업을 하는 방식은 큰 차이가 있다. 법적으로 현지 기업에 해당하기 때문에 여수신업무와 자금조달 등에서 훨씬 유리한 환경에서 영업을 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폴란드법인이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일단 국내 기업, 특히 현지에 진출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폴란드에는 국내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과 관련한 부품업체가 다수 진출해 동유럽 사업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앞서 김 행장은 지난 17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다. 김 행장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있는 ‘IBK창공 실리콘밸리 센터’ 개소식에 참여했다. ‘IBK창공 실리콘밸리 센터’는 2023년 9월부터 운영하고 있는 IBK창공 실리콘밸리 데스크를 정규 센터로 확대 전환해 새롭게 출발했다.
기업은행은 이번 개소식을 계기로 향후 국내 혁신·벤처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을 적극 돕는다는 방침이다. 김 행장은 이날 개소식에서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활발한 실리콘밸리에서 IBK창공 글로벌 정규센터가 처음 문을 열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우수한 벤처스타트업 기업이 국내를 넘어 세계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9월 말 현재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3개국에서 현지 법인이 영업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달 폴란드 법인이 영업을 개시하고, 베트남 법인도 다음달 예비인가를 취득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이후 모두 5개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국외 지점도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홍콩 등 9개 지역에서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김성태 행장은 내년 1월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자신이 시작한 해외사업의 기초를 다지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법인 영업을 시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차기 경영진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은행 관계자는 “김 행장 임기 중에 국내에서는 중기대출 최대치 확대라는 양적 성과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자회사 IBK벤처투자를 설립해 질적 도약도 이뤘다”며 “해외사업에서도 기존 동남아 중심에서 유럽과 미국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초석을 놓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