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브영의 힘’ 미국서 선보인다
K뷰티 ‘오프라인 플랫폼’미 LA 핵심 상권 첫 출점
400개 브랜드 현지 직판
CJ올리브영이 미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며 K뷰티 유통 생태계 변곡점을 예고했다.
올리브영은 “2026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Pasadena)에 1호 매장을 개점한다”고 20일 밝혔다.
단일 PB매장이 아닌 국내 수백개 K뷰티 브랜드의 미국 진출 창구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업계 이목이 쏠린다.
미국은 세포라·울타뷰티 등 글로벌 유통사들이 장악한 최대 격전지다. 그동안 K뷰티는 아마존·틱톡숍 등 이커머스 중심으로 확산돼 왔지만, 오프라인 전용 채널은 사실상 전무했다.
이번 출점은 K뷰티 기업들이 CJ올리브영을 매개로 현지 유통 물류 마케팅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게 되는 최초의 사례로 평가된다.
올리브영은 초반 ‘속도전’을 택했다. 패서디나 중심 상권에 첫 매장을 연 뒤 LA 웨스트필드 등 핵심 상권에 복수 매장을 2026년 내 순차 개점한다.
패서디나는 LA에서 북동쪽으로 약 18km 거리에 있는 소도시로, 캘리포니아공과대 등 유수의 연구기관이 소재해 고소득 인구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초기 인지도 확보를 위한 대도시 집중·수요 선점형 전략으로, 현지 MZ세대와 고소득층 소비자를 우선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1호점은 ‘K뷰티 쇼케이스’ 콘셉트로 운영되며, 한국 본사 MD 조직이 직접 큐레이션한 제품군을 선보인다.
올리브영 글로벌몰을 통해 확보한 북미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체험형 서비스도 도입한다.
현재 400여 K뷰티 브랜드와 협업 중이며 글로벌 브랜드와의 입점 논의도 병행된다. 업계에서는 “국내 브랜드가 단일 유통망을 통해 미국 오프라인에 동시에 진입하는 첫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리브영은 미국 내 물류센터 구축, 상품 소싱 조직 정비, 현지 마케팅 인프라 확보 등 기반 마련도 진행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오프라인·온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 구조를 구축해 매장에서 체험한 브랜드를 온라인에서 반복 구매하는 선순환 모델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K뷰티 기업들은 각자 미국 시장에 개별적으로 진입해 비용·리스크 부담이 컸다”며 “올리브영의 플랫폼화 전략이 현실화될 경우 중소·신진 브랜드의 글로벌 확장이 구조적으로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