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특혜’ 김진우<김건희 여사 오빠> 구속영장 기각

2025-11-20 13:00:02 게재

법원 “주된 혐의 충분 소명 안돼”

3대 특검 구속영장 줄줄이 기각

일반사건보다 낮은 영장 발부율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의 오빠 김진우씨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최근 특별검사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막바지에 접어든 특검 수사에 차질이 우려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주된 혐의가 의심을 넘어 충분히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민중기 특검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나머지 혐의들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인정하거나 다툴 여지가 있다”며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본건 혐의에 대한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김씨는 모친 최은순씨와 시행사 ESI&D를 경영하며 2011~2016년 경기도 양평 공흥지구에 아파트를 건설해 8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허위 서류를 꾸며 개발부담금을 축소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가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 대가로 받은 이우환 화백 그림을 장모집에 숨기는 등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있다.

이날 영장심사에서 김씨는 최씨 요양원에서 발견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의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축하편지를 자신이 찢었다고 시인하며 “중요한 것인지 몰랐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함께 발견된 경찰 인사 문건도 “문제가 될 것 같아 없애버렸다”고 인정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법원이 김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 사건과 공흥지구 특혜 의혹 관련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팀이 청구한 김선규·송창진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장검사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해 공수처 처장과 차장 직무를 대행하면서 채상병 사건 수사를 고의로 지연시킨 혐의를 받는다. 특검이 핵심 피의자인 두 전직 공수처 부장검사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채상병 사건 수사 방해 의혹에 대한 수사는 힘을 잃게 됐다.

남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재청구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영장도 기각했다. 특검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청구한 박 전 장관의 구속영장이 지난달 15일 한 차례 기각되자 한달 가량 보완수사를 진행해 혐의를 보강한 뒤 영장을 재청구했지만 법원의 벽을 넘지 못했다. 특검팀이 내란선동 등 혐의로 청구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구속영장도 지난 14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되면서 특검의 영장 발부율은 일반 형사사건 영장 발부율을 크게 밑돌고 있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일반 형사사건 구속영장 발부율은 2022년 81.3%, 2023년 79.5%, 2024년 76.9%를 기록했다.

반면 김건희 특검팀이 그동안 청구한 구속영장은 23건으로 이 가운데 15건이 발부돼 영장 발부율은 65.2%에 그쳤다. 내란 특검팀이 청구한 12건의 구속영장 중에서는 7건만 발부돼 발부율은 58.3%에 머물렀다. 순직해병 특검팀의 경우 지금까지 10건의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발부된 건 채상병 순직 관련 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유일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구본홍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