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달러 대외유출 1325억달러

2025-11-20 13:00:02 게재

지난해 연간 수준 넘어…달러 유입 568억달러 그쳐

외환시장서 달러 수요 늘어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

달러의 대외 유출 속도가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기업의 대외 직접투자와 이른바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투자 등으로 외환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분기 대외금융자산은 2조7976억달러로 2분기(2조6818억달러)에 비해 1158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증가한 금액 가운데 ‘거래요인’에 의한 증가는 570억달러, ‘비거래요인’에 의한 증가는 587억달러에 달했다.

대외금융자산은 우리 정부와 기업, 개인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가치를 달러화로 환산한 금액이다. 거래요인은 해당 시기에 새롭게 매매를 체결하는 등의 원인으로 늘어난 자산이고, 비거래요인은 이미 보유하고 있던 자산의 평가액 증감에 해당하는 부분이다.

따라서 3분기 증가한 거래요인에 의한 570억달러는 원화를 환전해 해외에 투자한 금액의 합계이다. 그만큼 달러가 해외로 유출됐음을 의미한다.

달러 유출의 가장 큰 비중은 해외 주식투자가 차지했다. 3분기 새롭게 유출된 금액 가운데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는 105억달러, 증권투자는 297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지분증권(232억달러)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분증권은 채권이나 대출 등 원리금 상환이 확정된 자산이 아닌 주식 등 리스크가 있는 증권으로 미국 주식시장 등에 투자한 금액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은에 따르면, 대외자산 가운데 거래요인에 의해 유출된 금액은 3분기까지 1325억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218억달러)와 2분기(537억달러)에 이어 3분기까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3분기까지 누적 금액만 지난해 연간(1257억달러)보다 더 많다.

이에 반해 외국인이 달러화 등을 팔고 원화로 환전해 국내에 직접투자하거나 증권투자하는 금액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3분기 대외금융부채는 1조7414억달러로 2분기(1조6514억달러) 대비 900억달러 증가했다. 이 가운데 거래요인에 따른 증가는 236억달러, 비거래요인은 663억달러에 달했다.

결국 3분기 달러의 유출(570억달러)이 유입(236억달러)보다 334억달러 많았던 셈이다. 3분기까지 누적 금액도 달러 유입은 568억달러에 그쳐 유출(1325억달러) 대비 757억달러 적다. 그만큼 외환시장에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많았음을 의미한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은 국내외 여러 요인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계량해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국내 거주자는 해외 증권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양상이어서 환율에 일정하게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3분기 외국인은 국내 증권시장에서 막대한 평가이익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3분기 대외금융부채에서 비거래요인에 의한 지분증권은 2분기 대비 818억달러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거래요인에 의한 증가는 79억달러에 그쳤다. 내국인의 대외금융자산 가운데 지분증권의 비거래요인도 582억달러 늘었다.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투자로 인한 평가이익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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