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보다 여객선 무인도 충돌
사고 3시간 만에 전원구조
대형 여객선 항해 책임자가 휴대전화를 보다 변침을 제때 못해 무인도를 들이박고 좌초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해경은 여객선 주요 승무원을 대상으로 한 1차 조사에서 협수로 구간을 지나던 선박의 자동운항 전환으로 무인도에 충돌한 것으로 확인했다. 당시 항해 책임자는 휴대전화를 보느라 수동으로 운항해야 하는 구간에서 자동항법장치에 선박 조종을 맡긴 것으로 조사됐다. 선박은 변침(방향 전환) 시기를 놓쳤고, 무인도로 돌진해 선체 절반가량이 걸터앉는 사고로 이어졌다.
사고 발생 지점인 신안군 장산도 인근 해상은 연안 여객선들의 항로가 빼곡한 협수로로 통상 선박은 자동항법장치에 의존해 운항하지 않는다. 이 항로는 사고 선박이 늘 지나던 곳이었다. 선장과 항해사 등의 음주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파도 높이는 약 0.5m로 잔잔했다.
해경은 선사와 승무원들의 초기 대응이 적절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해경은 당초 알려졌던 사고 발생 시각인 19일 오후 8시 17분보다 1분 이른 8시 16분 즈음 선박교통관제센터(VTS)를 통해 퀸제누비아2호로부터 신고를 접수했다고 전했다. 최초 신고자는 1등 항해사인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날 오후 4시 45분 즈음 제주에서 출발해 오후 9시경 목포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퀸제누비아2호는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인 족도 위에 선체가 절반가량 올라서며 좌초했지만 사고 이후 3시간 10분만에 승객 246명과 승무원 21명 등 총 267명 전원이 구조됐다.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