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전쟁 통해 내부 반발 잠재우려는 국힘

2025-11-24 13:00:04 게재

선거 급한 부산시장 등은 “계엄 사과”

장동혁, 장외투쟁으로 ‘쇄신 요구’ 회피

국민의힘이 다시 장외로 나갔다. 전국을 돌면서 이재명정부 규탄대회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장동혁 지도부의 ‘강성 보수’ 전략에 대한 보수진영 내부의 반발과 불만이 터져 나올 조짐이 보이자, 외부 전쟁을 통해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고전적 전략’을 끄집어냈다는 해석이다. 다만 장동혁 지도부의 장외투쟁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지지율 정체가 계속될 경우 당 안팎의 쇄신 요구가 쏟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창원서 목소리 높이는 장동혁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에서 열린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국민의힘은 22일 이재명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장외집회를 재개했다. 22일 부산·울산을 시작으로 23일에는 경남 창원에서 ‘민생회복 법치수호 국민대회’를 열어, 대장동 ‘항소 포기’를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앞으로 경북 구미(25일), 충남 천안(26일), 대전·충북 청주(29일), 강원 원주(30일), 인천(12월 1일), 경기 용인(12월 2일)에서 장외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23일 창원집회에서 “7800억원 항소 포기는 대한민국을 포기한 것”이라며 “이제 국민들께서 레드카드를 들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장동혁 지도부가 장외투쟁을 재개한 배경에는 보수진영 내부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겠다는 계산이 엿보인다. 보수진영 내부에서는 최근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반발과 불만이 터져 나오는 분위기였다. 장 대표의 ‘강성 보수’ 기조로 인해 당의 중도확장성이 벽에 부딪히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위험해졌다”는 걱정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갤럽(18~20일, 전화면접,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43%, 국민의힘 24%로 나타났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 44%, 국민의힘 16%였다. 장동혁 지도부가 지난 8월말 들어선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대에 갇힌 모습이다. 이번 조사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대한 의견을 묻자 ‘여당 후보 다수 당선’ 42%, ‘야당 후보 다수 당선’ 35%였다.

보수진영에서는 “장 대표의 강성 보수 노선이 지지율 정체를 자초했다”는 비판과 함께 “계엄 사과” “범보수 연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합리적 중도보수세력을 껴안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은 23일 대담에 나와 “곧 계엄 1년인데 상대가 아무리 입법 독재를 하고 말도 안 되는 행동을 하더라도 계엄을 자제하지 못해 국민이 만들어준 정권을 3년 만에 헌납한 것은 잘못”이라며 “국민의힘이 분명하게 국민에게 정말 잘못된 일이고 미안한 일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한동훈·유승민·이준석 등 합리적 중도보수 인사들을 앞세워 ‘쇄신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하지만 장 대표 주변에선 한 전 대표를 중용하기는커녕 ‘당원게시판 의혹’ 조사를 통한 징계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요구도 잇따르지만 장 대표측에선 별다른 반응이 없다. 이 대표는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와 쇄신의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연대나 선거적인 움직임을 함께 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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