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투자 운운 말라” … MBK 김병주 향한 파상 공세

2025-11-24 15:48:03 게재

을지로위원회 “홈플러스 붕괴 책임지고 사재 출연하라”

김병주 회장 해외 호화 부동산 의혹도 불거져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의 책임투자 주장은 국민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공개 비판한 데 이어, 최근에는 해외 고가 부동산 은닉 취득 의혹까지 제기되며 정치권·노동계·시민사회 비판이 동시에 겹치는 양상이다.

을지로위원회회 이날 기자회견에서 “국내 2위 대형마트였던 홈플러스를 MBK가 인수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남은 것은 점포 매각, 인력 축소, 지역 경제 붕괴뿐”이라고 직격했다.

또 MBK가 인수 후 불과 10년 만에 홈플러스를 “청산 직전 상태로 몰아넣었다”며 “수십 개 점포가 사라지고, 수많은 노동자·입점 업주·납품업체가 생존 위기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회장을 향해 “사회적 책임을 말할 자격이 없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을지로위원회는 “김 회장은 홈플러스를 위기로 몰아넣은 뒤 본인은 호화 부동산을 구매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며 “이것이 책임투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MBK는 홈플러스 사태를 마치 자신들과 무관한 일처럼 설명하고 있다”며 “이제는 사재를 출연해 정상화에 나서라. 더 이상 책임 회피는 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도 공동으로 참여해 압박 수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을지로위원회가 지적한 의혹은 세이프타임즈와 미국의 한인 매체 보도를 인용한 내용으로, 김 회장이 홈플러스 재무 위기가 본격화되던 2020년 전후 미국 뉴욕 롱아일랜드 사가포넥 지역의 해안 별장을 약 2050만달러(약 300억원)에 매입했다는 것이다.

매체는 김 회장이 ‘25포테이토로드 유한회사’ 명의로 해당 부동산을 취득해 실소유주 신분을 은폐하려 한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서폭카운티가 공개한 재산세 고지서의 수신인이 김 회장의 미국식 이름과 일치하고, 주소 역시 김 회장이 보유한 맨해튼 고급 콘도로 기재돼 있었다고 한다.

또한 다른 고급 콘도 4채 보유 정황과 장남에게의 증여 내역도 함께 보도됐다.

세이프타임즈는 김 회장 및 MBK 측에 관련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MBK의 LBO 방식 인수 이후 이어진 홈플러스 구조조정·점포 매각 논란은 이미 수년째 이어져 왔다.

하지만 금감원의 중징계 추진, 국회의 정치적 압박, 그리고 김 회장을 둘러싼 해외 부동산 의혹까지 더해지며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을지로위원회는 “지금 이 순간에도 홈플러스 노동자와 납품업체는 하루하루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며 “김병주 회장과 MBK는 공동체의 신뢰를 훼손한 책임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경영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을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도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정석용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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