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오래 사는 것만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건행(建幸)’이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2023년 ‘세계 노인건강 보고서’를 통해 ‘고령화 사회의 핵심 과제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2025년 10월 현재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1.9%인 금천구 역시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이 깊다. 초고령화로 어르신에 대한 돌봄 수요는 늘어나지만 1인 가구 증가와 개인주의 확산으로 가족 돌봄 인식은 약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AIP). 나이가 든 이후에도 이제까지 살아온 지역 사회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어 하는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기도 하다.
‘어디서, 어떻게 건강하게 나이 들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국가의 응답이 필요하다. 국가가 나서 노년의 삶을 이해하고 함께 고민하며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건강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금천구의 응답은 건강장수센터다. 어르신들이 오랫동안 살아오신 익숙한 지역사회에서 건강을 지키며 활력 넘치는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금천 건강장수센터는 현재 보건소, 박미·독산 보건지소로 운영하며 서남권 어르신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내년 상반기 한내 보건지소까지 개소해 1보건소+3보건지소 체계로 어르신 건강관리 지역 거점체계를 완성할 계획이다.
통합 건강관리체계 구축은 선택 아닌 필수
건강장수센터의 권역별 센터에는 의사, 간호사, 영양사, 운동사, 치과위생사 등 다학제 건강전담팀이 배치되어 있다. 건강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에게 찾아가 건강상태와 생활습관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맞춤형 케어플랜을 수립하여 3개월 집중 건강관리와 의료·복지 등 지역 자원 연계를 통해 지속가능한 건강돌봄 시스템을 실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천 건강장수센터는 관내 민·관 유관기관 26개소와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주요 사업으로는 △‘통합 방문 건강관리서비스 제공’ △‘방문형 구강건강관리’ △노쇠수준 평가, 당화혈색소 검사, 12주 운동향상 프로그램 등을 연계한 ‘예방적 통합돌봄’ △퇴원환자와 건강취약 어르신이 가정에서도 지속적인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재택의료센터 연계 협력사업’ 등이 있다.
특히 박미보건지소와 독산보건지소에서는 특화 프로그램 ‘금천형 건강장수학교’를 통해 실질적이고 생활밀착형 건강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학교라는 명칭처럼 입학부터 영양 운동 재활 특화교실, 졸업, 사후관리까지 4주간(주 3회) 통합적으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그 결과 참여자들 대부분이 근육이 손실되기 쉬운 고령임에도 근육손실 없이 체지방률이 낮아졌다. 노쇠수준 평가 점수 또한 상승해 유의미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벤치마킹을 위한 방문자들이 매주 이어지는 이유다.
생활밀착형 통합돌봄의 새로운 플랫폼
건강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지역의 협력으로 만들어가는 공공재다. 금천구는 건강장수센터를 어르신의 의료·건강·복지를 아우르는 지역 거점으로 어르신들이 안심하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도록 곁에서 지원하는 든든한 주치의로 하는 생활밀착형 통합돌봄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금천구가 지역 어르신들과 함께 그리고 만들어가고 있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의 풍경이다.